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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외면 경기불황 탓만 있을까


특성화 고교의 인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고용절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만성화된 내수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공업고, 상업정보고와 같은 특성화고의 존립 기반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률이 74.9%였던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올해 65.1%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북지역 직업계 고등학교(특성화고·마이스터고·직업반 일반고) 35곳 중 22곳이 정원을 못 채웠다. 고창여고의 경우 22명 정원에 지원자가 2명에 불과했다. 전주생명과학고는 220명 모집에 25명이 미달됐다. 한국게임과학고는 88명 정원에 23명이 부족했다.




전주를 제외하고 타 시군은 학생 수 감소율이 더욱 극심해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따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미달 사태의 주된 원인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정원 미달 뿐 아니라 취업률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도내 특성화고 출신 취업률은 고작 22.28%에 그쳤다. 전체 졸업자 3,892명 중 867명만이 취업했다.



특성화고교의 설립 취지는 적성에 맞춘 고졸 수준의 기능인력 양성, 중견·전문 기술자 양성을 위한 직업기초교육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함과 아울러 학벌보다 능력 위주의 사회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특성화고는 한때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는 등 일자리가 보장됐다. 졸업 전 1년 이상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이 거둔 효과였다. 현장실습기간 중에는 월 130만~1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졸업 후에는 곧바로 해당 기업에 채용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도 고졸 취업확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런데도 취업률은 낮고 지원자도 없다.



일차적으로 경기불황이 가장 큰 원인이라지만 경기불황 탓으로만은 돌릴 수 없다. 사회는 급속하게 바뀌어 가는데 특성화고 교육방식이나 커리큘럼은 옛날식이니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시스템, 부족한 인프라로 등으로 학부모나 학생들이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정 기업과 연계해 산업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의 경우 지난해 91.87%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음이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특성화고 사고로 인해 취업과 직결되는 근로 중심 현장실습을 올해부터 폐지한 것도 현장 경험을 메리트로 하는 특성화고의 특색을 잃게 만들었다. 특성화고의 현장실습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면 산업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지 현장실습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특성화고 활성화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특성화고의 인기 하락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과 함께 내실 있는 취업 확대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들도 원인을 무작정 외부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자구책 마련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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