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17일 출시할 예정이었던 ‘카풀 정식 서비스’를 전면 연기했다. 택시업계의 대규모 항의 집회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는데다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는 택시 기사의 분신 사망 사건까지 터진 게 주된 원인이다. 카카오 측은 카풀 서비스 도입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밝혔으나 “연기는 하지만, 무기한 연기는 절대 아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카플 산업에 진출하면서 촉발된 논란은 얼핏 보면 택시라는 작은 산업의 주도권 다툼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이번 이슈가 단순히 택시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거대한 사회 변화의 흐름이 여기에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존재다. 그래서 카카오 카풀은 ‘한국식 공유경제’ 모델로 될 수 있을지 주목 받아왔다.
택시는 공유경제 시대의 가장 첨예한 전선이다. 공유경제라는 아이디어의 핵심은 단순하면서도 위력적이다. 사람들은 비싼 물건을 소유하지만 그걸 최대로 상용하지는 않는다, 자동차의 경우 사용 가능 시간 중 약 4~5%만 실제로 이용한다고 한다. 95%는 놀고 있는 셈이다. 집은 그보다는 활용성이 높다. 집은 자동차보다 훨씬 비싸서 조금만 공유하더라도 큰 이익이 발생한다. 이 노는 자원을 가진 사람과 이게 필요한 사람을 제대로 이어줄 수만 있다면 효율은 극대화 된다.
선진국들에 비해 뒤늦기는 했지만 공유경제는 한국사회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빈방, 자동차, 사무실, 주차장, 옷·도구, 지식·재능, 경험·취미까지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 역시 최근 공유경제 실현에 본격 첫발을 내디뎠다. 도는 지난 9일 최근 개정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이 내년 6월 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시행령은 미취업 청년들이 창업을 위해 지자체 소유의 청사나 건물 중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수의계약을 허용토록 했다.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마을·자활기업 등 소규모 사회적 경제 기업 등에도 수의계약과 임대료 경감 등 혜택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완주군도 지난 4일 ‘공유경제 워크숍’을 성황리에 끝냈다. 이날 워크숍에는 귀농귀촌인, 3040육아맘, 5060시니어, 공유활동 준비단체 등 100여명이 참여해 행사장의 열기를 높였다.
공유경제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택시업계의 이번 사례에서 보듯 기존 산업에 대한 피해자의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상생’을 내세우지만 그 속에서 피해자들은 생존권을 위협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의 출현에는 불가피하게 반발과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제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유경제는 세계적인 추세다. 공유경제 활성화가 우리 사회문화의 혁신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