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이어 수소를 이용한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수소전기차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야심 찬 전략을 내놓았다. 2030년까지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수소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해 2022년까지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수소차 1만6000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으로 수소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19년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획기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니 믿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산업·고용 위기에 처한 지역마다 신산업을 육성해 2022년까지 2만6,000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 가운데 전주시를 수소버스·트럭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수소차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송하진 도지사도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과 조만간 물밑 접촉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크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개발이 대세다. ‘전쟁’에 비유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2030년엔 400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수소차 양산 기술과 시스템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는 이미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시장을 선도한 것에 비하면 수소차 보급 등 현실은 너무도 초라하다. 충전시설, 보조금 정책 등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탓이다. 단적인 예로 현재 보급된 수소차는 190대에 불과하고 충전소는 전국에 15개뿐이다. 그마저도 8곳은 연구용이고 일반인용은 7곳이다. 일본이 작년 기준 97곳, 캐나다가 56곳, 독일이 35곳인 것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정부가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동안 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수소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 비중이 99%에 달해 보급이 활성화될수록 국내 고용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국내 50만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연간 경제효과는 25조원, 취업유발효과는 2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추산이다. 위축된 지역 경제는 물론 자동차 산업 전반에 몰고 올 고용 훈풍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소차 같은 미래산업은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면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이인삼각 체제를 구축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수소차 보급 확대는 일선 지자체보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