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에너지 빈곤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탄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다. 연탄 후원이 연말에만 집중되고 1월부터 급감하면서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달 31일 전국 31개 지역 연탄은행을 운영하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은 저소득층과 영세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 급식을 하고, 연탄은행을 운영하며 연탄 나눔 사업을 하는 사회복지재단이다. 그가 손에 든 팻말에는 “연탄이 ‘금탄’ 됐어요. 연탄값 인상을 막아주세요. 14만 어르신과 에너지 저소득층을 위해 연탄 가격 인상은 절대로 안 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날 시작으로 각 지역 연탄은행 대표와 활동가들은 이달 31일까지 연탄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 2일에도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광장에는 ‘금탄 된 연탄’ 등 피켓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전주연탄은행 대표 윤국춘 씨와 직원·자원봉사자 7명이 ‘정부는 연탄값 인상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모금활동과 피켓 선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탄은행뿐 아니라 전국 시·군의회도 연탄 가격 인상 철회를 잇달아 결의하고 나섰다.
완주군의회도 지난달 28일 건의안을 채택했다. 전주시의회와 진안군의회 등도 이달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 새 연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겨울나기가 더 힘들어졌다. 시중 소비자 연탄 가격(장당)은 2015년까지만 해도 500원으로 유지됐으나, 2016년 600원으로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00원씩 올라 지난해 800원까지 치솟았다. 3년 새 60% 상승한 것이다.
고지대 달동네와 농어촌 산간벽지 등에 부과되는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가격은 장당 950원까지 치솟게 된다고 한다. 연탄 가격은 올해와 내년에도 인상될 예정이다.
연탄가격이 오르면 후원자의 부담은 커갈 수밖에 없고 후원물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전주연탄은행에 접수된 연탄은 약 35만장으로 2017년 50여만장에 비해 15만장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탄은행이 올해 3월까지 목표로 한 기부 목표 100만장을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연탄은행은 매년 이듬해 3월까지 저소득층 겨울나기를 위한 여유분으로 10만장 가량을 비축하고 있으나 올해는 5만장에 불과하다. 전북지역에서 연탄을 난방으로 사용하는 가정은 약 8000가구, 이 중 전주가 800∼1000가구 정도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연탄 수급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경제원칙을 적용하는 것도 좋지만 서민 난방 연탄 가격을 시장 원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옛말에 배고프고 추운 것만큼 서러운 게 없다고 한다. 서민들이 연탄이라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연탄밖에 땔 수 없는 저소득층들을 위한 연료지원체계를 재점검해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연탄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최소화해 연탄 보릿고개에 대한 걱정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