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정치개혁’이란 말처럼 영원한 화두는 없을 것이다. 새해 정치권 화두 역시 ‘선거제도 개혁’이다. 그중 핵심 쟁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전체 국회 의석수를 배분하는 제도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일”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정 대표는 지난 6일 전주시내 한 웨딩홀에서 강연회를 열고 “연동형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이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안이기도 하다”며 “2019년은 선거제도를 손볼 수 있는 적기이자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역설했다. 정 대표는 “엘리트로 구성된 거대 정당들은 현 선거제도에 만족하지만 이제는 보통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1월 말까지 5당이 합의안을 만들어 처리해야 하지만, 진정성 없는 시간 끌기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여야 5당은 선거제도 개혁안에 합의한 바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 후 올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열흘 가량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1987년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양당이 적대적으로 공존하며 국회 권력을 주고받는 승자 독식이 정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정 지역을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지역주의가 강고한 나라에서 소선거구제를 통해 지역 의석을 싹쓸이하는 거대 양당이 다시 지역주의를 강화하며 극한 대결을 벌이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 논의, 올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합의 처리 등과 같이 큰 틀에 합의했을 뿐 여러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각 당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방식과 그에 따른 비례·지역구 의석 비율, 의원 정수 확대 여부 등에 대해 접점을 찾는 게 관건인데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더라도 승자 독식과 사표(死票) 양산 등 현행 선거제 폐단을 없애고 비례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하자는 것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정치권의 개혁 논의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제 공은 국회 정치개혁특위로 넘어왔다. 여야 5당이 산적한 쟁점에 대해 정개특위 합의에 따르기로 못을 박았으니 말이다. 따라서 여야 정개특위 위원들은 선거제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개혁에는 암초와 걸림돌이 있게 마련이지만 정치개혁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