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종합적인 일자리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정부든, 자치단체든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매번 꺼내드는 게 일자리 정책이다. 고용은 절벽이고, 실업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일자리 얘기가 빠질 수가 없다.
그게 또 다수의 민심을 추스르고 안정시키는 데 가장 보편적이면서 설득력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전북도가 2022년까지 2조633억원 투자해 일자리 13만4천개를 만들겠다는 ‘일자리대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지역성장의 패러다임을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상생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93만 명대인 취업자 수를 2022년까지 96만 명대로 확대하고, 현재 59%대에 머물고 있는 고용률도 61%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38만 명대인 상용근로자 수를 연 1.7%씩 확대해 2022년에는 41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부문별로는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특화 일자리’ 1만1천922개,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성장 일자리’ 4천396여개, ‘삶의 품격을 높이는 활력 일자리’ 6천991개, ‘더불어 잘 사는 포용 일자리’ 9만7천361개, ‘한 발 더 다가가는 공공 일자리’ 1만3천932개 등이다. 도는 2월부터 10개월간 ‘전라북도 중장기 고용전략 수립’용역을 실시하고 일자리 사업을 위한 국가예산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다. 하지만 통계로 나타난 지표는 그렇지 못한 게 고민이다. 고용시장 불안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관련 통계가 나올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전북지역의 경우만 해도 일자리 시장상황이 암울하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도내 실업자가 전년보다 2000여명이 늘어난 2만6000여명에 달했다. 전북지역 고용률은 58.3%로 우리나라 평균 고용률 60.7%를 밑돌았다. 특히 일자리 질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전북지역 일용직 근로자 수는 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 명(19.1%p)이 늘어났다. 반면 상용근로자 수는 38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23만9000명으로 역시 전년보다 1만2000명이 줄었다.
문제는 올해 고용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작년에 이어 최저임금이 또 10.9%나 인상됐고, 여기에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임금계산 때 주휴시간까지 포함된다. 임금 부담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상당수가 문을 닫을 처지로 내몰렸다.
이들이 우리나라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 수준이다. 일자리가 더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경제는 현실이다. 현실에서 인정하지 않는 경제 정책은 뜬구름이다. 국민의 세금인 재정으로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은 하책 중 하책이다.
재정 투입으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탁상에서 만들어내는 전시성 대책으로는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고용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산업 체질을 바꾸는 혁신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