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대학 측과 학생 간 공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으로 대학가가 몸살을 앓는다. 이는 등록금이 중산층의 허리를 휘게 할 정도로 부담이 큰 게 직접적 원인이다.
비싼 대학등록금과 관련된 사회적 논의는 수년전부터 지속돼 온 것이지만, 최근의 논쟁은 교육부의 등록금 인상 자제 요청과 함께 촉발됐다.
전북지역 주요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잇달아 동결하거나 입학금을 인하하고 있다. 이는 전북지역 대학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전북대는 최근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전북대는 2009학년 이후 11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원광대도 11년째 등록금을 인하 또는 동결했다. 전주대도 올해 입학금을 25% 인하하고 5년 연속 수업료를 동결했다. 우석대 역시 입학금을 25% 인하하고 수업료를 동결했다.
이 같은 대학들의 결정에는 등록금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라는 교육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등록금의 법정 인상률 한도를 2.25%로 정했다.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은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신청하지 못하는 등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히 재정 압박을 호소하는 대학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대학 총장들은 작년 이쯤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 10년간의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대학 재정이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정부의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대학들마다 교육 투자 여력이 거의 없어 경쟁력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비 부담 경감’을 내건 정부의 등록금 통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교육 환경과 질이 급속히 악화되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교육 환경과 질이 떨어진 것을 등록금 문제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받아 학생교육과는 무관하게 사용하거나 기업식 확장을 추구하는 데 원인이 크다.
2000년대 들어 주요 대학들이 랭킹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쟁적으로 시설 확충에 나섰고 이에 발맞춰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대학들이 공개하는 교육비 산정 내역도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수년 전 감사원이 전국 113개 대학의 감사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뻥튀기 예산에다 등록금 빼돌리기, 연구비 횡령 등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을 연상시킬만 했다. 탈법적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대학재정의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다들 알고 있다.
자구 노력 대신에 등록금 인상이나 정부의 지원과 같이 손쉬운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려 한다면 우리나라 대학의 재정구조는 더욱 기이한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학부모의 고혈을 짜고 나라살림을 축내는 부실대학을 솎아내는 일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