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를 ‘특례시’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특례시라는 행정명칭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행정안전부가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라는 행정명칭을 부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부터다.
지난달 정부는 1998년 이후 30년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주민중심의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시작했다. 이중 특례시 지정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 행안부가 입법 예고한 법률안으로는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만 특례시의 행정명칭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규정에 따라 인구 100만명이 넘는 경기도 수원·용인·고양시와 경남 창원시가 특례시로 지정된다. 하지만 인구 96만명의 성남시와 전주시(66만명), 청주시(84만명) 등은 제외된다.
정부의 방침이 발표되자 인구수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도 단위 중심도시로서 행정수요가 높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주시와 성남·청주시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주와 청주 등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역시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들로 이미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례시 지정의 필요성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특례시는 광역시에 준하는 도시로 일반 시와는 달리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 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가 인정된다. 부시장 2명 임명, 자체 연구원 설립, 지방채 발행도 가능해진다. 택지개발지구 지정권도 도지사로부터 시장으로 넘어온다.
특례시와 일반 도시와의 피부에 와 닿는 차이점은 예산 규모의 차별화다. 국내 지역별 예산규모를 보면 전북과 충북, 강원 등 광역시가 없는 지역은 광역시가 있는 지역의 2분의 1, 적게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은 늘 반쪽짜리 예산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더욱이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주민 생활권이 확연히 다른 광주·전남과 ‘호남권’으로 묶여 정부의 예산배분과 기관설치 등에서 수많은 차별을 받아온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주시는 표면적 인구수를 넘어 행정수요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도청 소재지인 점을 들어 특례시 지정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열리는 전북시군의장단협의회 정기 회의에서 전주시를 특례시로 지정해야 한다는 대정부 건의문도 의결할 계획이다.
특례시의 기준을 단순히 인구로 특정 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지방자치시대 흐름과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복합적인 행정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편의적 기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행정수요와 재정규모, 유동인구, 사업체의 수, 도시 문제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함이 옳다. 전주의 주민등록 상 인구는 66만 여명이지만 실제 생활 인구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전주시라는 도시가 현재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현실적으로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