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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안방싸움 물리고 시대 흐름에 순응하자

최근 택시업계가 격랑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홍역을 앓고 있다. 내적으로는 ‘택시 전액관리제(월급제)’ 시행을 둘러싸고 종사자들과 회사 간 생존권 투쟁이 한창이고, 외적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 공유경제로 대표되는 ‘카카오 카플 서비스’ 제도 도입 여부로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내우외환’이라고, 한마디로 안팎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민주노총 택시노조 김재주(57) 전북지회장이 지난 26일 전주시청 앞 20여m 높이의 조명탑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그는 2017년 9월 사납금제 폐지와 택시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장장 510일 간 외로운 사투를 벌여왔다. 그는 택시 전액관리제 도입의 절박함을 몸 하나에 의지한 채 극한의 투쟁으로 호소했다, 

결국 전주시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 택시지부는 이날 전주 택시업계에 전액관리제가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처분을 시행한다는 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된 내용은 전주시는 완전월급제를 위반한 법인 택시회사가 1년 내 3차례 과태료 처분을 받고도 시정하지 않으면 감차처분을 나서기로 했다. 

또 택시회사 차고지를 6개월마다 한차례씩 방문해 완전월급제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지도 점검하고 택시 운행정보 관리시스템도 따로 운영하기로 했다. 택시 전액관리제는 지난 1997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택시업체들은 그동안 경영난을 이유로 과태료를 물어가며 사납금제를 유지해왔다. 전주시내 택시회사들은 완전월급제가 부당하다며 전주시에 소송을 낸 상태다. 때문에 전주시가 패소하면 양쪽이 합의한 이 절차는 지켜질 수 없어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더 큰 시련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한 달 여 사이에 “카카오카풀 서비스를 정부가 금지해야 한다”는 유서를 남긴 채 택시기사 2명이 잇달아 목숨을 끊었다. 택시 호출시장을 장악한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자살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택시업계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카카오의 이 같은 결정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다. 노도처럼 밀려드는 변화된 시대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글로벌 장벽이 무너진 오늘날 우리 스스로 내부에 자물쇠를 잠그게 되면 우리의 안방은 외부 세력의 먹잇감이 된다. ‘우버 택시’가 비록 현행법에 저촉돼 우리 땅 상륙에 실패했지만. 제2·제3의 우버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언제든 우리나라 택시업계를 송두리째 잠식할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기술의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과 경제계와는 달리 사회제도와 정부의 느린 속도로 사회 갈등이 커질 것을 예견한 적이 있다. 기술과 제도 사이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따져 법이 허용한 사업을 떡 주무르듯 하는 정치권이야 더 말해 뭐하겠느냐만, 택시업계 역시 낡은 외투를 벗고 당장 닥쳐올 거대한 물결에 순응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더욱 급선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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