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12월 30년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주민 중심의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한다는 내용에 몇몇 자치단체들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주시, 경기 성남시, 충북 청주시 등이다. 특례시의 기준을 단순한 인구수만이 아닌 행정 지표와 도시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의제기의 주된 골자다. 획일적인 주민등록상 거주 인구로 특례시를 지정하는 것은 지역 간 불균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생활 인구를 감안해 특례시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생활인구란 거주와 근로.업무.취업 등과 관련해 특정 시점·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뜻한다.
SKT가 지난해 전주 지역의 생활인구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 평균 93만6249명, 최대 125만774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T에서도 지난해 10월 전주와 완주의 생활인구가 하루 최대 103만2993명으로 나타나는 등 전주권에서 실제 생활하는 인구수가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을 감안할 경우 전주의 특례시 지정 당위성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전주와 청주 등은 도 단위에 광역시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들로 이미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특례시 지정의 필요성으로 역설된다.
전주지역의 정책 결정과 행정을 수행하는 기관은 모두 264곳으로 인구 100만이 넘는 고양(135곳), 수원(184곳), 용인(128곳), 경남 창원(261곳)보다 많다. 이에 따른 주차 문제와 쓰레기 처리, 교통수요 등 실질 행정수요는 주민등록인구(65만명)를 크게 넘어서지만 이를 감당할 인프라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그간 역대 정부에서 광역시가 없는 전북도의 경우 낙후의 악순환을 탈피하지 못하고 타 시도와의 격차를 심화시켜 왔다.
실제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의 세입은 지난 2017년 결산액 기준으로 18조원에 불과하다. 반면, 광주 전남은 32조원, 대전.세종.충남의 경우 31조원으로, 전북보다 2배나 많은 수준이다. 서울 인천 경기는 150조원, 부산 울산 경남의 경우 53조원, 대구 경북은 43조원의 예산을 받았다. 예산철이 되면 광역시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 배분이 된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충북.강원은 늘 반쪽짜리 예산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특례시의 기준을 단순히 인구수로 특정 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지방자치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이자 복합적인 행정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편의적 기준에 불과하다.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전혀 감안되지 않는 것이다. 지역의 발전이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인구 100만명 이상 특례시 지정’ 방침은 충분히 제고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