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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의원, 군부독재시절 무엇을 하고 있었나

정치인은 ‘DNA’가 타고 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을 보면 그 말이 실감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공청회 망언’에 대한 혹독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 12일 광주와 전북을 잇달아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앞두고 지역당원 간담회를 위해서다. 

그는 지난 8일 같은 당 이종명 의원과 공동 주최로 열린 이른바 ‘자유한국당 5·18 공청회’ 영상축사를 통해 “5·18 문제는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 힘을 모아 투쟁해나가자”고 말해 이종명 의원과 이날 축사에 나선 같은 당 김순례 의원, 발표자로 참석한 지만원씨와 함께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당권 도전을 위해 ‘적지(敵地)’나 다름없는 곳으로 향하는 그의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담하다고 해야 할까,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다. 집요하기로 말한다면 이 보다 더 할 수 있을까. 그는 여당을 중심으로 한 의원직 제명 움직임에 자신은 공청회를 주관만 했지 참석은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자신을 띄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그의 광주와 전주 방문에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시민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한 것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그는 당원과 취재진들에게 광주.전주 방문은 경선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못 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5·18 망언 공청회’에 대해서는 자신은 참석한 것이 아니어서 관련이 없다고 끝까지 발뺌했다. 그는 행사 주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자신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 받을 이유가 없다는 얘긴데, 말문이 막힌다.

김진태 의원은 과거 거침없는 말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엔 품위 손상과 명예훼손을 이유로 국회윤리위원회에 4차례나 징계안이 제출될 정도였다.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 통과 당시에는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 있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故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두고는 “고인이 사망하기 6일 전 급성신부전증이 와서 가족에게 혈액투석을 권했는데도 가족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아 사망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병사’ 의혹을 제기해 여론의 분노를 샀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타날 수 있고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대며 세월호 인양에 반대해 유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다시 SNS에 “세월호 선체는 인양하지 맙시다. 괜히 사람만 또 다칩니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1964년생이니 전두환 독재정권이 나라를 유린하고 국민을 폭압하던 80년대 학번이다. 당시 수많은 학생들은 독재정권과 맞서기 위해 강의실을 박차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의 ‘민주화’는 그렇게 피와 땀과 눈물로 얻어진 것이다. 그때 그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동료들이 죽어라고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을 때 도서관과 고시원에 틀어박혀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 사법시험 공부나 하고 있었던 걸까. 문득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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