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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신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가 다시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여·야는 속히 공수처를 신설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지난 22일 청와대 소셜라이브를 통해 해당 청원에 직접 답변하고 나면서다. 국민청원의 답변자로 나선 조 수석은 “20년 만에 때가 됐다”며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검찰은 이제 국민께 신뢰받는 기관, 촛불시민혁명 정신을 바탕으로 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회의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조 수석은 공수처 신설 이유에 대해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의 고위공직자,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 등 소위 말하는 ‘힘 있는 자’ 들에 대해서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독립적 기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에 찬성 의견이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지난 1월 조사에서는 77% 찬성, 이른바 보수 정당 지지자들도 60~70% 이상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 여론을 전했다.

‘여야는 속히 공수처 신설하라’는 제목의 청원은 지난달 7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은 시작 8일 만에 20만 이상의 동의를 얻을 만큼 공수처 신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권력기관, 그중에서도 검찰은 시민의 개혁 대상 1호로 지목받아왔다. 공수처 신설안은 검찰이 제 식구 수사는 피하고 정치권력 눈치만 살피던 관행을 탈피해 검찰 외부에 독립적인 수사기구를 만들어 권력형 부정부패비리를 공정하게 수사하자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친 ‘박영수 특별검사팀’ 같은 조직을 상설화 하자는 것이다.

공수처 신설은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추진했을 정도로 지난 20여 년 간 지속돼 왔고 그만큼 지지여론은 매우 광범위하다. 하지만 매번 찬반 논쟁만 진행되면서 검찰 개혁은 말만 무성했을 뿐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정권에서는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는 정치검사들이 출세 가도를 달리며 정권의 입맛에 맞춰 수사를 좌지우지하는 식으로 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에 역행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검찰 개혁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아닐지라도 공수처가 반드시 신설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권력기관을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작동되도록 하고, 정치와 단절시켜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토록 하자는 건 시대적 과제요, 온 시민의 염원이다. 당리당략에 좌우될 문제도 아니요, 정권에 따라 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 공수처 신설에 지금까지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 행사로 최대의 수혜를 받아왔던 자유한국당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딴지를 걸고 있지만 이는 70% 이상이 지지하는 여론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검찰이 제 역할을 다 했을 때나 할 수 있는 ‘아전인수’ 식 얘기다. 건물이 낡아 허물어질 지경에 이르면 보수공사를 하거나 새롭게 짓는 것은 당연하다. 부패 척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부정부패는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국격을 떨어뜨린다. 국회는 국회에 계류 중인 공수처 신설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막고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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