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 보장돼야 한다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 상공을 희뿌옇게 뒤덮고 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때문에 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야외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보니 시민들은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겨를조차 없다. 입학과 개학을 맞은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당수 학교시설이 미세먼지에 무방비이기 때문이다. 

벌써 며칠 째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취해지고 있는데도 수도권과 충청, 전북 지역이 최악의 공기질을 기록했다. 봄철 편서풍을 타고 중국의 오염된 공기가 날아오고 황사까지 겹칠 경우 재난이나 다름없다. 겨울철 한반도의 기후 특성을 나타내는 ‘삼한사온’이란 말 대신 요즘은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이다. 삼일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는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7년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2013년 국제암연구소를 통해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17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 마련과 함께 가장 중점을 둬 온 분야다. 그러나 대기오염이 점차 개선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당국이 수시로 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하고는 있지만 시민의 불안감만 키울 뿐 실질적 대책이 없어 문제다.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이나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공사장 조업시간 단축, 석탄화력발전소 출력 20% 감축 등으로는 깨끗한 공기를 되찾을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 미세먼지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 진 모르겠으나 이 같은 임시방편책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이미 이런 재탕 삼탕 대책이 큰 효과가 없음은 이미 경험했다.

전북도는 오는 7월부터 일부 시군을 대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CCTV 시스템을 통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여부를 단속할 계획이다. 앞서 전북도의회는 최찬욱 도의원이 발의한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을 보면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된다. 운행 제한을 위반한 차주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전주·익산·군산 등 7개 시·군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차량 2부제 시행, 노후 경유 차량 운행 제한 등 단발마적 규제만으로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마냥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국내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큰 요인을 중점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정부는 효과 없는 대책을 재탕하는 수준을 넘어 실효성 있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맑은 공기는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반드시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