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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재앙’은 자연의 무서운 경고다

서울에 사는 한 지인이 이르기를 “어느 날 남산 쪽을 바라보았는데 남산이 사라지고 없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세먼지가 남산을 삼켜버린 탓이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나라 전역이 미세먼지 재앙에 뒤덮였다. 이제는 재앙이 일상화돼 버렸다. 한반도의 하늘은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고, 국민들의 마음 역시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공기 오염 문제는 1960년대 산업화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였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환경이 문드러진 건 아니라는 얘기다. 자연은 정직하지만 인간이 거역하면 무서운 형벌로 앙갚음 한다.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은 자연재해가 절대 아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인재(人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도 우리지만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 발 미세먼지가 국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왜 남의 탓으로만 돌리느냐”고 오리발만 내고 있는 게 문제다. 이 문제만큼은 정부에서도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 원인이 규명돼야 근본적인 처방이고 뭐고 나올 게 아닌가.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오늘날 한반도 상공이 이렇게 망가진 데는 중국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이가 없을 것이다. 황사가 대표적이지 않은가. 원인을 규명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중국발 미세공지 공포가 연일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도 중국은 2~3년 내 464기에 달하는 석탄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한다. 더욱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중국 동부 지역에 절반가량 집중될 예정이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 지역들은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불과 1~2시간 거리에 있다. 

중국은 현재 석탄발전소 2927기(896곳)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이 가동중인 석탄발전소(78기)의 6배, 미국보다 4배가 많다. 중국이 신규 석탄발전소를 완공하면 전체 설비 용량은 지금보다 약 26%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2000년 이후 새로 건설된 세계 석탄발전소의 70%를 중국이 차지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러니 한반도 상공이 온전하다면 그게 이상할 것이다.

중국이 이런 식이라면 우리 정부가 아무리 국내에서 대책을 외쳐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다. 최근 연속 시행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공염불에 그칠 것도 뻔하다.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이나 차량 2부제, 공사장 조업시간 단축 등으로는 깨끗한 공기를 온전히 되찾을 수 없다.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데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겠는가. 야당에서는 연일 네탓 공방만 하며 정부를 윽박지르고 있는데, 제발 한 번만이라도 중국 정부를 상대로 그런 에너지를 발산해 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데 여야가 어디 따로 있다는 말인가. 

정부 역시 아무리 남북관계 개선 등 복합적인 국제 정치상황 등을 고려해 중국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적어도 환경 문제만큼은 국민의 삶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중국 정부에 지나치게 눈치 보기로만 일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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