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태권도협회 전임 간부가 중단 위기에 내몰린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명맥을 유지하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영진 전북태권도협회 전 부회장은 지난 26일 전북체육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중단까지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행정사무감사에서의 지적이 독이 아닌 보약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예산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태권도엑스포는 태권도와 무주태권도원은 물론이고 전라북도와 14개 시군 홍보 및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존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행사 운영비 일부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지적이 지난해 11월 전북도를 상대로 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엑스포에 대한 정산 자료를 검토한 결과 특정업체가 용품 납품 등을 독식했고, 음식과 이벤트, 스포츠용품 등에 대한 예산이 매우 부적절하게 집행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행사비용 정산 이후 지도감독이나 별도의 감사조차 없었다, 당시 도의회 최영일 의원은 “엑스포 조직위 관계자의 배우자나 지인이 운영하는 스포츠용품점과 요식업체에 수 천 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면서 “일각에서는 ‘해 먹어도 너무 해먹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행사에서 집행된 정산 내용을 보면, 특정 업체에서 만찬비용으로만 약 1억 원에 육박하는 예산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개·폐회식 등의 행사장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도 4년간 특정인이 전무이사나 대표로 있는 회사가 독식해 맡아왔다.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스포츠 용품점에서도 수 천 만원의 용품구입이 이뤄졌다. 이들 계약의 경우 2천만 원 이상인데도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사후 예산 정산도 부실해 유착 의혹까지 제기됐다. 행사에 참석하는 대회 관계자와 선수단을 운송하는 일도 3년간 특정업체가 독식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점들이 돌출됐다. 결국 전북도 감사에서 문제점이 사실로 드러나 올해 태권도엑스포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이어 지난해 말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는 이사회를 통해 조직위원회 해체를 결정하는 파국을 맞았다.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는 우리나라 ‘국기(國伎)’인 태권도를 소재로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무주에 모여 실력과 우정을 나누는 자타 공인 전북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체육축제다. 지난해의 경우 12회째를 맞아 전 세계 32개국 4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태권도문화엑스포가 그동안 무주 태권도원 홍보를 비롯해 한류와 태권도 해외 보급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8억~10억원의 예산으로 이 만큼 홍보 효과를 내는 행사는 흔치 않다. 이에 대한 유무형의 효과는 산술적으로 계산하기 힘들다.
지난 날 불미스런 일로 인해 12년 동안 공들여 쌓아온 태권도엑스포의 명맥이 끊긴다면 전북으로서는 잃는 게 너무 크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협회 관계자의 말마따나 과거의 잘못을 ‘독이 아닌 보약’으로 삼아 엑스포의 명맥이 끊기는 일만은 결단코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