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전북지역이 환경문제로 시끄러운 일이 잦다. 식수원이자 수려한 관광지인 임실 옥정호 주변에 광주지역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버젓이 들어서는가하면, 인천과 여수 등지에서 적발된 불법 폐기물이 몰래 군산에 옮겨진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군산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익산은 낭산면 폐석산에서 발견된 불법 폐기물 처리 문제로 여전히 골치가 아프다. 매립량이 무려 156만 톤에 달하는데다 처리비용만도 약 3,000억 원대로 추산된다니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명 ‘암 마을’로 불리는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 80여 명 중 30여 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는 희대의 사건도 인근 유기질 비료 제조공장에서 흘러나온 다량의 오염물질이 원흉으로 의심되고 있다. 조용하고 공기 좋기로 소문난 장점 마을은 이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야 할 만큼 황폐해 졌다. 남원 내기 마을 역시 지난 2009년부터 폐암.식도암.방광암 판명을 받은 암환자가 12명에 달했다.
마을 주변에 들어선 아스콘공장이며 채석장, 대규모 변전소와 고압 송전탑이 암 발병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번에는 부안군 진서면 일대가 고령토 채굴 문제로 뒤숭숭하다. 충남 부여군에 소재한 한 건설업체가 진서면 운호리 일원에 고령토 채굴계획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채굴계획인가 신청 지역은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변산반도 해안관광 도로와 인접하고 있고, 천년고찰 내소사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고령토 채굴허가가 승인될 경우 관광 부안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 될 뿐 아니라 소음과 분진을 비롯해 산림훼손 등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극심한 경기 위축으로 곰소 젓갈시장에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채굴인가가 이뤄질 경우 곰소지역의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민들은 걱정이 많다.
운호리 일원에 대규모 고령토 채굴계획인가 신청이 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진서면 주민들은 고령토 채굴계획인가 신청을 취소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운호리는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천혜의 관광지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다수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지역에 채굴이 이뤄질 경우 진서면 주민 전체가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채굴을 막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훼손돼 관광부안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수 천 수 만 년 누대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가 없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문제는 인류 문명사에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특정 개인의 사익을 위한 개발이라면, 그것도 자손만대 대대로 물려줄 소중한 자연을 해치는 일이라면 그 누구도 함부로 망가트려서는 안 될 일이고, 그런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자연은 하늘과 땅이 인간에게 준 경이로운 선물이다. 전북도와 부안군의 신중한 검토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