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전북 제3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보류를 둘러싸고 뒷말들이 많다. 전북으로서는 워낙 중차대한 사안이었던 만큼 후폭풍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북지역 야당 국회의원들은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를 철회하고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전통적 표밭인 전북보다 부산·경남의 반발을 의식해 정책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을 무산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금융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근거로 전북 지역이 추진한 제3금융중심지 프로젝트를 판단 보류했다. 전북지역이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할 만큼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추가 지정 여건이 성숙되면 추후에 다시 논의한다는 결론을 냈지만 구체적인 재논의 시기 등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북도는 완전 무산이 아닌 ‘추후 논의’의 연장선을 확보한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현 정부 임기 내 재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차기 정부에서 서울과 부산 등 기존 금융중심지와 해당 지역의 정치권, 금융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과제는 이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겼다. 즉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약 파기의 문제이자 호남 지역의 여론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소재이므로 결정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전북은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육성하자는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그렇다고 제반 여건조차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상태에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를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니 추진해야 한다’는 식의 순진한 발상으로만 접근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그런식이라면 설령 지정된다 해도 엄청난 부작용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단순히 정치적 논리로만 몰아붙이기에 앞서 지정 보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냉정히 따져보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지정 보류 이유도 논리적 타당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정 보류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 상황에서 전북을 제3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명시돼 있다. 역으로 말한다면 금융위원회가 되레 전북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줬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부산이나 기득권층, 보수 언론 등의 반발은 어차피 통과의례처럼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중심지는 지역 발전 전략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 전략이라는 중요하면서도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만큼 절대 정치적 논리나 정무적 판단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가 발전을 의미한다”는 지적을 곰곰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