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이 마침내 이뤄질 모양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경기장 부지를 재생방식으로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전시컨벤션센터·호텔 등이 들어선 마이스(MICE) 산업의 전진기지로 개발하는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63’은 전주종합경기장이 시민 성금으로 건립된 해를 뜻한다. 김 시장은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의 3대 원칙으로 시민의 땅을 매각하지 않고 지켜내는 것, 시민들의 기억이 쌓인 종합경기장을 활용하고 재생하는 것, 판매시설을 최소화해 지역상권을 보호하는 것으로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면서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롯데쇼핑과 긴 줄다리기를 해왔고 마침내 협의를 끝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 개발계획을 보면 종합경기장 재생사업을 주도할 롯데쇼핑은 경기장 부지를 50년간 장기임대 받는다. 현 롯데백화점을 이곳으로 이전시키는 대신 1000억원 규모의 전시컨벤션과 호텔을 건립해 전주시에 기부하게 된다. 새로운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 체육시설은 전주시가 직접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짓는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그동안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을 둘러싸고 수년 간 엇박자를 보이며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전주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은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 재임 시절 전북도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경기장(12만여㎡)을 허물고 총 1천600여억원을 투입, 그 자리에 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2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짓는 것을 말한다. 애초 전주시는 재정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선택, 2012년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고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용지의 절반을 주기로 했다. 대신 롯데쇼핑은 도심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따로 건립해준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선 6기 김승수 시장은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전임 송하진 시장 때 계획했던 쇼핑몰과 호텔 신축을 일단 유보하고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전북도와 전주시의 갈등으로 번졌다.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전북도청 인근 대한방직 부지와 함께 전주시내 마지막 남은 노른자 위 땅으로 불린다. 전주시민들의 애정과 추억이 가득한 전주종합경기장이 오랫동안 흉물처럼 방치되다시피 한 게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었으나 마침내 새 단장을 하게 됐다니 무척 다행이다. 그러나 노른자 위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데 누가 뭐라 할 리 있겠느냐만 지나친 상업성을 추구한 난개발로 한적했던 종합경기장 일대가 숨 막히는 상업공간으로 변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한옥의 정취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방식의 끔찍한 개발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전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대로 시민들이 최대한 다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