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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종합경기장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활용 문제가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 정치권과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전주시가 내놓은 전주종합경기장 개발계획에 대해 ‘공약 파기’를 언급하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소상공인들 역시 ‘재벌기업의 먹잇감’이 된 개발계획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십수 년간 표류해 온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을 둘러싸고 전북도와 전주시가 숱한 대립과 갈등을 겨우 봉합하고 내린 결정이지만 뒤탈이 만만찮게 생겼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들어서는 MICE산업의 혁신기지로 개발하는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김 시장의 발표가 나오기가 무섭게 참여자치전북연대와 전북도중소상인연합회는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약속인 공약을 버렸다”면서 일제히 반발했다.


지난 2004년 마련된 종합경기장 이전.개발 사업은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으로 재임하던 때 도에서 무상으로 받은 경기장을 허물고, 1,600억원을 들여 컨벤션센터와 호텔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방식은 전주시장 선거 때마다 뜨거운 이슈가 됐다. 김 시장은 두 번에 걸친 후보 시절 종합경기장 부지를 뉴욕 센트럴 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상대 후보들이 컨벤션과 호텔 건립 등 ‘개발론’을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김 시장은 “시민들의 재산을 지키겠다”며 이곳에 세계적인 공원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민들도 김 시장의 구상에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시장은 실제로 5년 전 취임과 함께 지역 상권 붕괴 우려를 들어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쇼핑 측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컨벤션 건립을 위한 국비 70억원도 반납하는 초강수를 두며 사실상 사업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계획안은 기존 약속과 달랐다. 백화점과 컨벤션, 호텔을 짓겠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전주시의회에서도 대응 수위를 높여 종합경기장 개발 문제를 당장 공론화시킬 분위기다. 롯데와의 협약이 최종 체결된 것이 아니고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지난 1963년 전북도민들의 모금에 의해 건립된 남다른 시설이다. 경기장 주변은 또 전주시의 마지막 노른자 위 땅이면서 시내 권에서는 그나마 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시민들의 추억과 낭만도 곳곳에 서려 있다. 이런 곳에 호화스런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주변이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오금이 저려온다. 어찌 개발만이 능사이겠는가.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여 세수를 증대한답시고 난장판을 만들어 숨 쉴 공간조차 없게 만든 한옥마을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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