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자치단체들마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때만 되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으나 공허한 메아리나 다름없다.
전북연구원이 지난 발표한 ‘지역 소득 역외유출 진단과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도내 GRDP(지역총생산)의 7.6%에 달하는 3조7000억 원이 타 지역으로 유출됐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아홉 번째로 많다. 유출 규모도 200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전북은 전국 16개 시·도 자치단체 가운데 1인 당 소득이 가장 낮아 지역소득 역외유출 체감도가 가장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 1인당 경제지표로 분석할 경우 전북은 지역 주민 1인당 202만원이 타 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계산됐다. 도내 사업체 중 본사 비중은 95.2%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 95.4%와 유사한 수준으로 점유하고 있으나 매출액 비중은 53.2%로 전국 평균 63.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분공장 및 지사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역외유출의 주된 원인은 분공장 및 지사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기업 소득이 대부분 본사가 있는 타 지역으로 귀속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전북의 경우 1인당 순유출 보다 1인당 소득이 16개 시·도 중에서 가장 낮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꼽혔다.
지방 살림이 이렇다 보니 도내 자치단체마다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2019년 지자체 재정지표 분석’에 따르면 전북지역 14개 시·군 중 10곳이 지방세 수입으로 소속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시 단위에서는 정읍, 남원, 김제 등 3곳, 군 단위는 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고창·부안이 그러하다. 도내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26.5%로 전남(25.7%)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전국 시·도 평균은 51.4%에 달한다. 전북은 전국 평균의 겨우 절반 수준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돈은 거꾸로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도 결국 그곳에 돈이 잔뜩 고여 있기 때문이다. 돈의 성질은 그것을 유인할 강력한 흡인력이 없으면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때문에 돈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게 지방 살림을 살찌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다른 지역에서 하는 일을 부화뇌동하며 따라 해봤자 지역 간 서로 제살 깎아 먹기일 뿐이다.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도 지역마다 그 나물에 그 밥이 태반이다. 무작정 중앙 정부에 기대어 뭔가 얻으려 징징대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고 한계가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 어디에 있는가.
세계 각국의 도시마다 자력으로 부를 이룬 곳은 얼마든지 있다. 분명 남 다른 뭔가 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런 도시들과 그들의 아이디어를 벤치마킹 해 전북지역 특성에 맞게 접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도 있다. 언제까지 지역자금 역외유출 타령만 할 텐가. 스스로 자립의 길을 걷자는 게 지방자치제 도입의 본질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