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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물가 ‘밥상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다

요즘 ‘소맥(소주+맥주) 1만원 시대’라는 얘기가 부쩍 자주 들린다. 서민들이 주로 마시는 소주, 맥주 등의 가격 인상으로 소주와 맥주가 일반식당에서 5000원 수준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는 말이다. 


김밥, 피자, 치킨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음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편의점과 마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햇반 등 가공식품과 주류 및 음료 가격이 최근 연쇄적으로 올랐다. 


우리 고유 음식 준비에 필수품목인 된장·고추장 가격마저 올라서 식탁물가 상승은 식비 비중이 높은 일반 가정의 생활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 “밖에서 끼니 때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공연한 엄살이 아니다. 


식품 물가는 서민들이 생활과 가장 직접 연결된다. ‘식탁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실제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로 궁핍한 서민들에게 ‘밥상물’가 안정만큼 위안을 주는 것도 없는 것인데 현실은 영 딴판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에다 내달 2일부터 이란 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등 여러 이슈가 물가 인상으로 귀착되는 분위기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도 약 넉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이란 제재까지 겹치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 선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도 꿈틀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손해보험 회사가 최근 자동차 보험료 인상률이 적정한지 보험개발원에 검증을 요청했다. 손보사가 고려하는 인상폭은 1.5~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되면 지난 1월 3~4% 인상에 이어 1년에 두 차례나 오르는 것이다.


적당한 물가 상승은 경제에 활력을 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은 수요가 견인한 것이 아닌 비용 상승이 초래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가는 흔히 ‘경제의 체온계’로 불린다. 특히 먹거리 물가는 서민 가계와 소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 정부가 원재료 가격만 탓하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민가계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물가대책을 내놔야 한다.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 가계살림은 한층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물가를 관리하면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방안이 있어야 한다.


물가가 불안하면 서민 생활이 가장 먼저 위협받기 마련이다. 겉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최저임금 효과도 반감될 것이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단계로 치닫기 전에 꾸물대지 말고 당장 물가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러지 않아도 힘든 서민생계를 더욱 고달프게 하는 ‘밥상물가’를 우선 안정시키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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