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총장 선거가 끝난 지 6개월이나 지났는데도 후유증이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총장선거 과정에서의 경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에도 각종 의문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실 수사 뿐 만 아니라 증거인멸을 위해 사전 모의도 오갔다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애초부터 경찰과 검찰의 수사 내용에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만큼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전주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6일 전북대 정모 교수와 전 전북대 김모 교수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총장 후보자 등 교수 3명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교수와 공모한 정 교수는 지난해 10월 경찰청 수사국 소속 김모 경감을 만나 “이남호 현 총장에게 비리가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후 다른 교수에게 “경찰이 이 총장에 대한 탐문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말해 이런 내용이 교수회에 전달되도록 했다. 재선에 도전한 이 총장은 결국 고배를 마셨다.
총장선거의 경찰 개입사건을 밝혀달라고 고발장을 낸 전북대 교수들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부실하다면서 진실규명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고발에 참여한 교수 40명을 대표한 전북대 장준갑 교수(사학과)는 지난달 29일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개월 동안 진행된 수사 결과가 황당할 따름이다. 과연 검·경이 사건을 제대로 밝힐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은 내부에서 총장선거 개입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됐던 윗선에 대한 꼬리자르기에 급급해 보인다”면서 “선거에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후보자나 교수회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을 제외한 채 지시에 따라 행동한 교수들만 기소하는 등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결과를 내놨고, 검찰은 이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증거인멸 시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장 교수는 “대상자 중 일부가 대놓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이런 행위가 범죄를 스스로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증거가 없으니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몸통은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고, 수사 결과를 보면 제3권력이 존재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면서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 지난 전북대 총장선거 관련 검경의 수사 내용에는 누가 봐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의 선거는 분명 정치판 선거와는 달라야 한다. 이번 사태가 대충 마무리된다면 향후 대학총장 선거판에서 또 다른 전북대 사태를 유발하는 선례로 남을 수 있다. 남아 있는 의혹이 있다면 재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 상아탑에서 속칭 ‘정치 교수’라는 작자들이야말로 대학을 좀먹는 암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