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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인상까지 서민가계 한숨만 절로 난다

‘로켓과 깃털 효과’라는 말이 있다. 기름 값이 오를 때는 로켓처럼 순식간이지만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하락한다는 뜻이다. 기름 값이 오를 때마다 소비자들은 매번 ‘로켓과 깃털 효과’라는 말을 곱씹곤 한다. 한동안 잊혀진 듯 했던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올랐다.


정부는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인하됐던 유류세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했고 지난 7일 세율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줄였다. 이에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현재 L당 24.5원 올랐고 5개월 만에 1500원을 넘어섰다. 경유 가격 역시 인하폭을 축소하기 전날과 비교했을 때 L당 평균 17.65원 상승했다. 


실제 기름 값이 오른 건 아니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사실상 인상 효과가 난 것이다.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는 오는 9월1일부터는 휘발유는 L당 123원, 경유와 LPG는 각각 87원, 30원 가량 추가로 오르게 된다.


(사)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유류세 인하폭 축소 첫날이었던 지난 7일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56.09%였다고 밝혔다. 경유는 55.97%였다. 유류세 인하조치를 시행한 지난해 11월 6일 가격 인하 속도와 비교해 인상 속도는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당시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첫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내린 주유소는 각각 24.94%, 25.41%였다. 내려야 할 때는 적극적이지 않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얘기다.


최근 국제 유가 반등세로 전국 주유소 기름 값은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가 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51.86달러로 연중 최저가격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을 거듭해 4월 말 기준 74달러를 기록했고, 지난 3일에는 69.93달러에 거래되는 등 7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이란 산 원유 수입금지 제재까지 더해져 유가 상승은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국제 휘발유 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보통 1~2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휘발유 값 강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환원되는 데다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는 등 기름 값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더 많아지면서 서민 가계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유류세 조정이 경기 부진과 함께 때마침 스낵부터 교통비 등에 이르는 생활물가의 동시다발적 상승과 맞물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내수 위축은 차치하고라도 서민 가계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이 걱정스럽다.


기름 값이 오르자 최근 일반 소비자도 구입이 가능해진 LPG차가 주목받고 있다. 연료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LPG용 차량은 물론이고 중고차까지 인기라고 한다. 그러나 LPG용 신차든 중고차든 새로 구입해야 하는데 따른 경제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들고, 서민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기름 값 인상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어떤 자구책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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