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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상대 불법 사채놀이 뿌리 뽑자

‘사채’하면 떠오르는 게 삽시간에 원금보다 많아지는 초고금리 이자와 인격을 말살하는 불법 추심이다. 시도 때도 가리지 않는 독촉 전화는 기본이고 폭력도 다반사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고도 못한다. 불법 사금융 피해는 차무자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 일생의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게 사채’라고 하겠는가.


살인적인 이자율의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기고 피해자들을 협박·감금한 일당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은 고금리로 돈을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한 채무자를 감금하고 협박한 조직폭력배 2명을 대부업법 위반과 감금 등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고등학생 등 총 31명에게 돈을 빌려준 뒤 최고 연 1만8250%의 살인적인 금리 적용해 3000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대부업·이자제한법 시행령에서의 법정 최고금리는 연 24% 수준이다.


검거된 이들은 SNS로 ‘담보 없이 즉시 대출’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대부업체를 홍보했고, 전화를 걸어온 피해자들에게 ‘폭탄 이자’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설명한 뒤 고금리를 적용했다. 이후 약속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이자율을 대폭 올리고 빚 독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 청소년 9명에게는 수차례 협박 전화를 걸고 부모를 찾아가는 등 불법 추심행위도 일삼았다. 대출금을 모두 갚았는데도 ‘연체 이자가 생겼다’며 등교하던 학생을 차량에 강제로 태워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채무독촉 협박을 견디지 못한 한 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또 다른 피해자는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인형 뽑기 방에서 현금을 훔치다가 입건되기도 했다.


최근에 청소년을 상대로 사채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대리입금’라는 것인데 소액의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 SNS 등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 명목으로 하루에 수십%의 이자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돈을 갚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폭행을 일삼고, 협박하고 감금하는 경우도 있다. 채무자 개인정보를 유출해 청소년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불법 사채로 인한 청소년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경찰은 5월 한 달 동안 대리입금(고금리 대출 피해)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 중이다. 경찰은 교육부의 협조를 얻어 청소년들에게 신고·제보 홍보에 나섰다. 


부모 동의 없이 이뤄진 대리입금은 민사상 취소할 수 있고, 원금만 돌려주면 수고비(이자)를 줄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다. 교육부도 금융 범죄의 심각성과 청소년 자신과 가족이 얼마나 큰 상처와 피해를 입을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청소년들이 ‘사채의 덫’에 빠지게 되면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금융범죄가 더는 자리 잡지 못하도록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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