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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업무 민간위탁 폐지 주장 일리가 있다

똑같이 청소 일을 하는데 받는 돈은 30%나 차이가 난다. 한쪽은 지자체에 직접 고용된 정규직, 다른 쪽은 민간 위탁된 비정규직이라서 그렇다. 같은 일을 해도 자치단체가 직접 고용한 정규직은 조금이나마 편한 곳에서, 위탁업체 소속 직원들은 기피지역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같은 근로조건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이렇게 간극이 크다.


전국 자치단체마다 민간위탁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거세다. 지난 달 17일 경남 통영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새벽 출근길에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같은 달 25일 새벽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는 환경미화 노동자가 혼자서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다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애도성명을 통해 “열악한 노동환경이 고인을 과로사로 내몰았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만든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의 민간위탁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청소업무 민간위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청소환경 도급 때 반영된 직접 노무비 등이 실제로 현장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위탁 업체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것을 무수히 지적하고 민간위탁 폐지를 주장해 왔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주시 민간위탁업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 역시 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근무 여건의 차별화 때문이다. 전주시 환경미화원은 600여 명, 이중 직접고용 정규직은 200여 명이고 400명은 민간 위탁업체 소속 계약직이다. 200명의 정규직 고용 예산은 170억원, 400명 비정규직 고용 예산은 328억원이다.


예산 규모는 차이가 거의 없으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1.5배 차이가 난다. 비정규직은 주 6일에 야근까지 해야 현재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규직이 받는 위험수당, 특수업무수당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고용불안과 차별 속에 일을 하고 있다. 부족한 전문성을 살리고 비용도 줄이겠다며 도입한 게 민간위탁 제도다. 그러나 민간위탁 노동자 고용의 질은 우리가 꼭 짚어야 할 문제다.


저임금에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보니 양질의 시민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민간위탁 시설의 법률 위반현상은 심각하다. 연장 및 휴일근무 수당, 연차휴가 등 기본적인 노동조건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의 권리가 민간위탁이라는 이유로 숨겨지거나 은폐되고 있는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공공서비스를 시장에 맡겨야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간위탁 서비스들을 공적 통제 아래로 되돌리려는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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