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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범죄 보이스피싱은 ‘국민 사기’ 행위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수법 또한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범정부차원의 보이스피싱 방지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액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440억원에 이른다. 2017년(2431억원)보다 82.7%나 급증했다. 피해자 수도 4만8743명이나 된다. 하루 134명이 12억2000만원을 전화 한통으로 사기당한 꼴이다. 1인당 평균 피해액이 무려 910만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500억원 안팎이다. 이쯤 되면 가히 ‘국민 사기’라 할만하다. 신규대출이나 저금리 전환대출이 가능하다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가 전체의 70%에 이른다.


보이스피싱은 그 수많은 발생 건수에도 불구하고 범인이 잡히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통계로 나타나지 않은 피해자와 사기금액은 훨씬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전화가로채기’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악성 프로그램을 활용한 신종 사기수법이 나오는가 하면 ‘현금전달 재택알바 모집’, ‘가상화폐, 상품권 구매대행 알바’ 모집 등으로 위장해 현금카드나 계좌번호 등을 알려달라는 수법까지 성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피해규모가 커지는 데 반해 이를 막을 방법이 ‘스스로 조심하는 것’ 외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 등이 나서 예방책을 마련하지만 전기통신금융사기 수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다시 교묘하게 예방책을 피해 가는 실정이다.


전주에서도 검찰과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수 천 만원을 챙긴 일당 4명이 지난 27일 경찰(덕진경찰서)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3월 보이스피싱 피해자 3명의 금융계좌에서 현금 4천20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인들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휴대전화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며 악성코드가 포함된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했다. 해당 앱을 설치하면 휴대전화에 깔린 공인인증서 등을 통해 피해자의 금융계좌 입출금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가 범행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기관으로 전화를 걸어도 악성코드가 도중에 전화 신호를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통화가 연결된다. 


조직원들은 실제 전화가 걸려오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수법으로 이중삼중의 올가미를 설치해 놓고 있다. 순간 방심하면 멀쩡한 사람도 꼼짝없이 당할 수 있을 만큼 수법이 정교하다.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사회 안전망을 위협하는 악성범죄 행위다.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가계 파탄의 2차 피해까지 유발한다. ‘그놈 목소리를 의심하라.’ 금감원이 제시한 슬로건이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확인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늘상 그렇지만 안전 사각지대에 사는 사회적 약자들이 의외로 많고 일단 늪 속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헤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예방책이 나와 있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게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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