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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 사학법 개정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사학법(사립학교법) 개정을 재차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전주 완산학원에서 사학비리가 발생했는데도 눈치를 못 챈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립학교에서 지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현 법률 체계에서 교육청의 권한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사립학교들은 자율성이라는 명분으로 교직원 임용을 비롯 징계 처분도 마음대로 하고 있다”며 “교직원 임용과정과 징계처분을 공립학교와 동일하게 적용해 사학의 도덕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학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김 교육감만의 생각이 아니다. 사학재단은 물론 사학과 이해관계나 특수관계가 있는 일부 정치인과 교육단체, 종교계 등을 제외한 대다수는 문제의 사학법을 시급히 뜯어 고쳐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사학법의 목적은 헌법의 정신을 온전히 되살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사학법과 시행령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학교의 자주성과 공공성을 확보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적 소유자인 재단의 자주성을 옹호해주는 법으로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사태와 학교 내 성폭력 ‘스쿨미투(SchoolMeToo)’가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사학비리 척결에 대한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과 일선 교육감들까지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에 불붙이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교육계에서 사학법은 열어선 안 되는 일종의 ‘판도라 상자’처럼 취급 받는다. 지난 2005년과 2007년 여야의 극한 대치로 개정과 재개정을 거듭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의 로비스트로 전락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활약은 그 동안의 사학법 개악 때 여실히 드러났고, 사학재단의 입장을 앞장서서 대변하기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중등학교의 40%, 대학의 85%가 사립인 우리나라는 설립만 개인이 했을 뿐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비의 태반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건비나 운영비만 문제가 아니다. 학교운영도 공립학교운영위원회는 심의기구인데 반해 사립학교는 자문기구다. 다행히 확고한 교육철학을 가진 경영자가 운영한다면 특색 있는 사립학교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는 설립자가 학교를 경영한다면 그 피해는 학부모와 학생의 몫이다. 


오늘날 사흘이 머다 하고 터지는 사학의 비리나 족벌경영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사학의 고유한 목적을 위한 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사립학교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오래 전 범국민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고 사학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정은 요원하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사학비리 근절을 위한 사립학교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현재의 사학법은 개정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비리와 불법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불법을 저질러도 처벌을 내릴 수 없다.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학의 고용세습, 채용비리, 불공정 갑질에 지금 당장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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