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는 바다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그 종류는 인분과 가축 분뇨, 각종 오폐수, 유리병, 캔, 비닐봉지, 건설 폐기물, 폐그물, 폐타이어, 폐로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대부분 사람에 의해 버려진 것들이다. 그중 폐그물은 어업인들에게 큰 골칫덩어리다. 어선의 안전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조업에도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어서다. 해류를 타고 떠도는 폐그물에 걸려 어선들이 표류하는 피해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부안 위도 앞 바다에서 소형 어선이 전복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경은 어선 추진기(스크루)에 폐로프가 감겨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에 의한 선박사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다. 바다 속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폐그물이나 폐로프, 폐어망 등은 소형 어선들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무서운 존재다.
이번 부안 위도 앞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도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바다 속 시한폭탄이 폭발한데 따른 안타까운 결과로 볼 수 있다. 해군 함정조차 프로펠러가 이들에 걸려 피해를 볼 정도로 해양사고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해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14만 5000여 톤. 이 가운데 1/3은 폐그물, 폐어구 등 바다에서 연유한 것이고, 2/3는 육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서해안지역 바다 속에는 폐그물 등 폐어구 등이 널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폐어구는 선박 사고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발생한 선박사고 8,081건 중 887건이 폐어망과 로프가 선박의 스크루에 감기면서 발생했던 사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친 그물이 폐그물에 걸려 찢어지는 사례도 적잖다. 폐그물에 걸려 물고기들이 연쇄적으로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의 폐해도 심각하다. 유령어업은 폐그물에 물고기가 갇히게 되면 이를 먹기 위해 다른 물고기들이 그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죽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폐그물은 물고기에겐 ‘죽음의 덫’이다. 전국적인 피해액만 연간 1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죽어서 썩은 물고기들로 인한 바다 오염도 문제다.
해양쓰레기는 대부분 연안에 인접한 육지에서 주민들이 버린 생활용품이거나 선박종사자들이 선박에서 사용한 물품이나 어구 등을 바다에 방치한 것들이다. 해양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해양오염, 선박 손상, 어구 훼손, 야생동물의 희생 등 그 피해가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는 건 피할 수 없는 대가다. 폐그물, 통발, 밧줄에서부터 낚싯줄이나 낚시 추에 이르는 폐어구의 폐해는 특히 심각한 실정이다. 해양쓰레기는 이렇듯 쌓이는데 이를 수거하는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쓰레기 유입 자체를 줄이는 예방 위주의 통합관리 정책으로 가야 한다. 수거 업무 역시 일선 지자체에만 맡겨둘 일만도 아니다. 중앙 정부가 심각함을 인식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해양쓰레기는 사후 수거보다는 사전 예방이 중요한 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