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개통 이후 철도교통으로부터 갑자기 소외된 지역 가운데 한 곳이 김제시다. 김제역은 지난 2004년 KTX가 개통된 이래 김제.완주.부안 등 전북 서부지역 50여만 명의 KTX 이용을 책임져왔다. 그러나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10여년 동안 운행되던 KTX의 김제역 정차가 중단됐다. 여기에 KTX 혁신역 신설마저도 경제성 부족으로 중단됐다. 이로써 김제시는 졸지에 KTX가 지나가기만 하는 교통의 오지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KTX 김제역 정차에 대한 김제시민들의 열망은 간절하다. 김제시는 새만금 개발과 전북혁신도 내 12개 공공기관 이전 완료 등을 명분으로 KTX 김제역 정차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지평선산업단지와 종자생명산업특구 등 기업지원 여건 강화에 있어서도 KTX 김제역 정차는 필수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에 노년층을 위한 교통기본권 보장 관점에서도 KTX 김제역 정차는 중요하다는 논리다.
지난 2015년 개통한 경부선의 경우 KTX 고속선로 172회 외에 일반선로를 통해 동대구∼밀양∼구포∼부산 간 16회를 운행하고 있다. 반면, 호남선 KTX는 일반선로 익산∼김제∼장성∼목포 간 운행(12회)을 폐지한 채 고속선로만 익산∼정읍∼광주송정∼목포 간 55회를 운행하고 있다. 따라서 서대전을 경유하는 일반선로를 운행하는 KTX를 상행 2회, 하행 2회 등 4회만이라도 김제역에 정차해 달라는 게 김제시민의 요구다.
KTX 김제역 정차에 대해 익산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실상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김제시가 요구하는 것은 일반선로다. 코레일에 따르면 익산역에는 KTX가 하루 왕복 80회(주말 84회), SRT(수서발 고속철도)는 왕복 40회 운행한다. 이용객은 연간 700만명선으로 추정된다. SRT는 기존대로 운행하고, KTX를 하루 왕복 4회만 김제역에 정차시켜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김제역을 이용하는 KTX승객은 연간 최대 20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더욱이 김제역에 정차하는 KTX는 일반선로를 이용하는 저속열차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익산시민들이 우려하는 익산역의 위상 추락이나 전북 관문역으로서의 역할에 영향을 받을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코레일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무늬만 KTX’인 이 열차를 김제역에 4회 정차해 달라는 것으로 KTX익산역의 기능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KTX는 서대전을 경유해 익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10분가량 소요되는 열차다. 그래서 무늬만 KTX라는 것이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채 KTX가 김제역에 정차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논란이 확산된 측면이 많다.
국토교통부에서는 KTX 김제역 정차가 경제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불가하다고 한다. 그러나 철도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논하기 이전에 공공성과 지역 균형발전 측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지역균형 발전과 대중교통수단인 철도의 공공성 강화 측면도 함께 고려 돼야 진정 현 정부비전에 부합하는 정책방향이라는 점에서 KTX 김제역 정차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