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해수유통 문제는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어민 등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온 사안이다. 한마디로 ‘죽어가는 새만금을 살리는 길은 해수유통이 답’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새만금 야미도·신시도 일대에 거주인구 2만명 규모의 자족형 스마트 수변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프로젝트가 마련된 시점에서 새만금해수유통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다.
새만금해수유통에 대한 시급성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등 23개 단체로 구성된 ‘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은 지난 4월 출범식을 알리는 자리에서 새만금 방조제 내·외부의 개펄 흙을 플라스틱 통에 담아 공개한 적이 있다. 한눈에 봐도 먹물처럼 까맣고 악취를 풍기는 흙이었다. 물막이 공사 13년째를 맞아 전날 새만금호에서 퍼 올린 흙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오염된 흙을 채취한 수면 9m 아래의 바닥층 용존산소량(DO)은 2.35㎎/ℓ로 물고기 등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0년 동안 4조원 넘게 쏟아 부어 수질개선 사업에 나섰지만 새만금호 수질은 현재 6급수로 최악의 상태다.
새만금은 오는 2020년 수질 평가를 앞두고 있다. 10년 가까운 계측을 통해 목표 수질이었던 3등급과 4등급을 달성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새만금 수질 목표 달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 새만금호의 수질 대책 등을 확정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1991년 ‘새만금지구 간척종합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협의를 통해 2001년까지 수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 계획이 실패하고 2001년 ‘새만금호 수질 보전 대책’을 발표하면서 2011년까지 목표 수질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계획도 정부가 2011년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실패했다는 것이 증명됐다. 2015년에는 중간평가를 통해 2020년까지 목표 수질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불과 7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과연 목표 수질을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호 밑바닥의 퇴적물을 최근 공개한 바 있다. 새만금호의 바닥층이 악취를 풍기며 시커멓게 썩고 있어 수질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수심 4m 아래부터는 용존산소량이 매우 희박해 미생물도 살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물속에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산소 농도가 가장 중요하다. 용존산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새만금호 수질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새만금 일대에 계획 중인 스마트 수변도시는 두바이나 베네치아 같은 국제적인 도시를 모델로 삼고 있다. 수변도시를 만들려면 수질이 1∼2급수는 돼야 한다. 6급수의 썩은 물이 고여 있는 곳에 수변도시를 건설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두바이나 베네치아는 모두 깨끗한 바다 위에 만든 인공섬이다. 전북녹색연합의 말마따나 “기초적인 사실조차 외면한 채 썩은 호수 위에 상상 속의 그림만 그리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 행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