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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문제 정공법으로 풀어야 한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지급은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취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책정된 예산은 총 1582억원으로, 정부는 올 한 해 최대 8만명에게 구직활동지원금을 나눠줄 계획이다. 대상은 만 18~34세 미취업자로 학교(대학원 포함)를 졸업한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기준중위소득(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 120% 이하 가구에 속하는 청년에 한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올해 처음 지급하는 청년수당 지원 신청을 지난 4월 마감한 결과 4만8610명이 몰려들었다. 제조업 강국이자 교육 수준이 세계 최상인 나라, 과거엔 기업이 젊은 인재를 찾아다니던 나라에서 이런 암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취지에 맞춰 전국 각 지자체마다 비슷한 제도를 신설해 청년 구직활동을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청년체감실업률은 24.2%에 달해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사실상 실업자란 의미다. 구직 포기자도 200만명을 넘어섰다. ‘실업률이 30%를 넘으면 폭동 위험이 급증한다’는 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경고대로 한국 청년들은 폭발 직전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은 더 우울하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청년고용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자리에는 ‘참사’라느니 ‘재앙’이라는 표현이 1년 넘게 따라다니고 있다. 생산성이 높고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에선 취업자가 감소하고 60대에선 급증하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고용지수 악화에 고용 왜곡 현상까지 겹쳐 경제를 압박하는 것이다. 한국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고 해서 ‘3포 세대’라는 용어가 회자된 지 오래다. 포기하는 것들이 더 많아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취업 절벽에 가로막힌 젊은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국가의 지원 활동을 잘못됐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자리는 최상의 복지다. 따라서 정부는 실업자의 취업을 돕는 데 세금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이라면 세금을 쓰기보다 규제를 풀어 기업이 일자리 만드는 걸 뒷받침해야 한다. 일자리가 넘치면 굳이 국가가 나설 이유가 없다. 청년들이 원하는 건 ‘푼돈’이 아니라 미래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다. 청년들의 취업난은 정공법으로 풀어야 한다. 규제를 풀고 기업 투자를 늘려 새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정석이다. 


정부는 고용정책 실패를 세금으로 돌려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광범위하게 자금이 지원될 경우 본질을 상실하게 되고 혈세 낭비다. 현금복지 남발을 막고 맞춤형으로, 적재적소에 복지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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