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저출산을 타개하기 위한 인구증감 정책 예산으로 최근 4년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뒷걸음질이다. 전북도의회 최찬욱 의원은 지난 17일 도정 및 교육·학예 행정에 대한 도정질의에서 인구 감소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출산 타개를 위해 쏟아 부은 정부 예산이 143조에 달하는 가운데 전북 역시 최근 4년간 1조3000억을 집행했지만 출산율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 인구는 4500명이 감소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45년 전북 인구피라미드는 중간 연령층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에서 아랫부분이 좁아지고 윗부분이 넓어지는 역삼각형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최 의원은 전북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인구감소가 어디 전북만의 문제인가. 전국 자치단체들마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투입 예산에 비해 효과가 지극히 미미하다. 당장 인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바에야 고령화된 지역에서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백약이 무효인 것이 바로 인구 정책이다.
오늘날 지방이 처한 현실은 이제 위기라는 말이 오히려 부족할 정도다. 비대할 대로 비대해진 수도권은 일자리가 많고 거주 여건이 좋다 보니 더욱 더 사람이 몰리는 반면 지방은 돈도 일자리도, 사람도 없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보조금 지급 등의 단편적인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지방소멸은 시기의 문제일 뿐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현실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게 각종 명목의 장려금 지원이다. 신생아 장려금은 농어촌 지자체 가운데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자체들이 출산·보육비 몇 십 만원 늘린다고 출산율이 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그렇다면 결국은 일자리다. 먹고 살만해져야 비로소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구 늘리기는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와 맞물린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인구를 지키고 늘릴 수 있다. 양질의 일자리 없는 인구 대책을 만들어 본들 재탕·삼탕의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정책이 없어 인구가 줄어든 것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수도권으로 떠나가는 이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인구 늘리기란 무의미한 일이다. 송하진 지사가 추진하는 삼락농정도 결국은 인구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지방은 국가공동체를 지탱하는 뿌리다. 인구 늘리기는 지역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현안이다. 인구가 줄면 지역의 활력도 떨어진다. 젊은 계층을 붙잡을 수 있는 양질의 정책들이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발굴되고 지원돼야 한다. 대도시가 부럽지 않은 삶의 인프라가 구축되고, 젊은이가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을 만들 때 지방은 살아난다. 숲을 기르면 호랑이는 저절로 오게 돼 있다. 살기 좋은 곳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