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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팽개친 네이버의 상업지상주의

네이버의 지역언론 차별·배제를 규탄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달 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 각지에서 언론노조 지부장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네이버가 모바일 제휴 언론사에서 지역 언론을 완전히 배제하고 알고리즘에서도 차별하는 것은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시정과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도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건의안으로 채택해 의결했다. 전북도의회 이한기 의원도 이날 ‘공룡포털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 규탄 및 신문법 개정안 처리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내 포털의 성공비결은 검색화면에 제공하는 뉴스에 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뉴스를 접하는 경로는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 검색사이트이다. 한국처럼 신문이나 방송 등 전통적인 언론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되고 그 자리를 포털사이트가 대신한 국가들은 많지 않다. 인터넷에 모든 것이 담겨 있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디지털 시대에 무시당하고 외면 받고 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와 지역 언론이다. 내 고장에서 대형 사고나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내 지역 소식이 인터넷에 등장하지 않는다.


네이버의 지역 뉴스 차별에 대해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나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바뀐 것은 전혀 없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에서 언론사 구독 설정란에 지역 언론은 한 곳도 구독할 수 없게 돼 있다. 총 44개 매체 중 지역 매체는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상파 방송 3사 매출액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내는 ‘공룡 포털’이다. 국내 3700개 신문 광고 매출액의 2배 이상이다. 자체적으로 직접 생산하지 않은 뉴스를 이용해 마치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매년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런 네이버의 지역 무시 전략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철저한 상업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정지역에 한정된 뉴스는 조회수가 제한되기 마련이므로 가급적이면 지역 제한 없이 남녀노소가 관심 가질만한 기사를 우선 초기 화면에 배치해야 수익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연 인터넷통신 사업자에 망 중립성을 외치는 네이버가 할 행태인지, 공공재인 인터넷망을 사용해 1조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인터넷을 통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이바지 하거나 이용자들에게 기여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살고 있다. 우리 경제 GDP의 절반도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네이버에 지역뉴스가 실려야 하는 이유가 이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네이버의 행태에 대한 문제는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만약 이러한 요구를 또 다시 외면한다면 네이버는 이용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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