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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민노총 산하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학교 현장이 뒤숭숭하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특수학교 1만4890곳 중 40%에 달하는 약 6000개 학교 급식조리원, 영양사, 돌봄전담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함으로써 학교 급식과 돌봄교실에 비상이 걸렸다. 비정규직 근로자와 교육 당국 간 마찰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민노총 공공부문 조합원들이 첫 연대파업을 조직한 만큼 규모와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전북에서는 특수학교와 단설 유치원, 초·중·고교 등 793곳 가운데 196곳이 이날부터 학교 비정규직의 파업으로 급식을 중단했다. 이 중 129개교는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했다. 47개교는 도시락을 지참토록 학부모에게 사전 안내를 했다. 나머지 20개교는 외부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방법 등으로 학생들에게 점심을 제공토록 했다.


학교 비정규직 파업의 쟁점은 크게 임금 인상과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두 가지다. 연대회의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9급 공무원의 80%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할 것과 기본급 6.24% 인상, 다른 수당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또 교육공무직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임금의 50~60%를 받는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을 위반한 임금 차별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갑질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비슷한 성격의 업무에서 비슷한 강도의 노동을 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현저히 다른 대우를 받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렇듯 처우개선을 주장하는 노조와 이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는 교육 당국은 애초부터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좁혀지지 않는 양측의 대립은 엉뚱하게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학부모는 그렇다 치더라도 학생들이 왜 가운데 끼여서 희생양이 돼야 하는가.


각 교육청마다 재정 여건이 다르니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청들은 당장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교 무상 교육에 추가 예산을 밀어 넣어야 해서 실무협의안인 기본급 1.8% 인상도 빠듯하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학습권을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과 생존권을 내건 학비연대의 입장이 언제까지 평행선을 가야 하는지 조차 난감한 지경이다. 


임금과 근로환경을 개선하라고 교육청에 책임을 전부 떠넘길 수도 없다. 그렇잖아도 예산이 빠듯한 교육청 등에만 맡겨 둔다면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노동존중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를 위한 노·정 교섭에 즉각 나서기를 바란다. ‘비정규직 제로’를 실천하기 위한 청사진도 제시해야 한다. 교육청도 학교급식·돌봄교실 운영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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