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장수군수가 공중보건의 숙소를 군수 관사로 이용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구시대의 전유물’로 각인된 관사는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과 더불어 용도 변경이나 폐지 등으로 큰 방향을 잡아간 상태다.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관사 유지 관리 등에 들어가는 운영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서다.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의 호사스런 관사 이용 문제는 잊을만하면 한 번 씩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며 사회적 지탄을 받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관사를 폐지하거나 지역주민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 전환하면서 단체장 관사 관련 시비는 한동안 잠잠해 졌다. 이러한 마당에 장영수 군수의 관사 이용 문제가 다시 불거져 비난을 사고 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장수군은 군 의료원장과 공중보건의가 이용하는 읍내 3층 규모 연립주택을 1급 관사로 꾸미기 위해 군 예산 7천154만원을 사용했다.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는 물론 냉장고·TV·침대·이불 등 살림살이도 모두 새것으로 들여놨다. 매달 관사 관리비와 전기·전화·수도 등 공공요금으로 월평균 30만원 남짓 지출하고 있다. 맞은편에 비어 있는 의사 숙소 1가구에는 장 군수가 이사하면서 가져온 가재도구 등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군은 군수의 관사 사용은 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른 것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거처가 주민 등과 수시로 소통하기에 어렵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부득이 관사를 마련한 것이며, 당초 매입을 검토하다 소요 예산 등을 고려해 의사 숙소를 활용하게 됐다고 군은 해명했다. 장 군수 역시 해당 숙소는 역대 군수들이 관사처럼 이용했던 곳인데 이번 경우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항변하고 있다. 리모델링 비용 또한 군 의회의 예산 심의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집행됐다며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혈세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수군은 재정자립도가 14.4%로 중앙정부 지원이 없으면 공무원 월급조차 주기 힘들 만큼 재정 사정이 열악하다. 또 근래 들어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단체장 관사를 없애거나 지역에 환원하는 분위기인데도 장수군은 이와 반대로 이전에 없던 관사를 새로 마련했다.
현재 전북 14개 시·군 단체장 가운데 관사에 거주하는 단체장은 장 군수가 유일하다. 나머지 13개 시·군은 관사를 매각했거나 지역 주민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군이나 장 군수의 해명에 토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단체장 관사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로 인식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지비용 도 만만치 않아 지역민 그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단체장 관사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꾸며 지역 사랑방으로 활용하고 있는 완주군이나 영어공원으로 만든 진안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무주군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