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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언론은 안중에도 없는 네이버의 횡포

인터넷에 모든 것이 있고,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해결되는 디지털 시대가 됐지만 유독 디지털 시대에 무시당하고 외면 받고 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와 지역 언론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뉴스창에 지역 언론 생산 뉴스는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제휴 언론사 44개사 중에 지역 언론사는 한 곳도 없다.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나서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묵묵부답이다. 이에 따라 공룡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 행위를 중단하라는 촉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돌입한 ‘지역언론 차별·배제’ 네이버 규탄 1인 시위가 지난 8일 두 번째로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1인 시위에 동참한 언론인 간부들은 “네이버가 급성장하고 글로벌 업체와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민주적 의사소통 구조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며 “그런 네이버가 자신들이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지역언론을 배제하면 4100만 비(非)서울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네이버가 그간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국내 대다수 매체의 디지털뉴스를 공짜로 쓰듯이 하면서 이만큼 성장했다”며 “그런데 이제 돈벌이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역언론을 통째로 배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국내 포털사이트들이 지역 언론을 차별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한정된 뉴스는 조회 수가 제한되기 마련이다. 가급적이면 지역제한 없이 전국적 관심이 될 만한 기사를 초기화면에 배치해야 수익이 늘어난다. 그 결과 수용자 입장에서는 내 지역에서 일어난 뉴스는 대형사고나 엽기적 사건이 아닌 이상 포털에서 발견하기 힘들다. 국내 소비자들 기반으로 경영하는 대한민국 대기업 중 이들처럼 지역소비자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기업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지역신문과 방송 활성화 정책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전혀 시행된 바가 없다.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니 네이버와 같은 자본 권력이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은 지역 파벌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결국 이를 통해 지역민을 차별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는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또 지방분권 민주주의 정착에 걸림돌로도 작용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지역 언론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지역 언론을 배제하는 것은 인터넷 기본정신인 ‘망(網)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통신망 제공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게 망중립성 원칙이다. 인터넷 사업이 여느 사업과 다른 점이다. 네이버가 특정 세력, 특정 부류, 특정 계층만 편드는 정책을 편다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지는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국민의 언론 선택권을 앗아간 네이버는 깊게 반성하고 지역 언론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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