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인 부실 경영 논란을 겪어왔던 전주근로자종합복지관(복지관)이 개관 14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한국노총 전주·완주지부(이하 한노총)가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 중화산동의 ‘메이데이 스포츠 사우나’가 거액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영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복지관의 부실운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복지관은 3개월 치 도시가스요금 1267만원이 미납, 지난 9일자로 도시가스가 끊기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올해 4개월치 상하수도 요금 3200만원도 체납된 상태다. 시는 복지관이 근로자 밀린 임금과 퇴직금, 각종 공과금, 사우나 회원권, 입점 점포 전세금, 거래처 대금 등 총 7억4600만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복지관은 지난 2017년에도 공과금 1억5000만원을 체납하는 등 각종 체납과 임대료 문제 등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일이 빈번했다.
지난 2005년 국·도·시비 51억 원이 투입돼 개관한 복지관 ‘메이데이 스포츠 사우나’는 한노총이 관리 운영자로 선정돼 지금까지 무상으로 위탁 운영해 왔으나 그동안 부실운영을 둘러싼 숱한 지적이 있었다. 운영 갱신 협약은 3년마다 이뤄졌지만 문제투성이인 수탁자는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관인데도 프로그램이 크게 부실해 과연 근로자들을 위한 시설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됐다.
위탁자는 지난 2012년 감사에서 사업계획서나 결산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부실한 운영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시는 사업권 회수 등 시민사회 비판 여론에 따라 외부전문가에게 경영진단을 의뢰했지만 운영 주체에 대한 변화는 없었다. 당초 근로자의 복지향상은 무시되고 스포츠사우나 시설을 통한 수익사업에만 급급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감사 결과 총체적인 부실 운영이 드러났는데도 내린 처분은 고작 사업운영 개선 권유와 담당 공무원에 대해 훈계 주의하는 조치 정도로 마무리해 시의 관리 태반에 대한 면죄부 주기에 그쳤다. 2017년 특별감사에서도 위탁 협약 위반 사항이 줄줄이 드러났다.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입점 점포들의 보증금은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으며, 협약에 따라 수익금의 일부를 적립해야 할 수리비 통장 잔고는 바닥 수준이었다. 지난 2013년에는 한노총 전북지역본부 전 의장이 시민단체로부터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조치 되기도 했다.
복지관은 김완주 시장 때 출발했고, 송하진 시장에 이어 현 김승수 시장에 까지 이르고 있다. 그간 부실 운영이 숱하게 지적됐지만 단 한 번도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표를 먹고 사는 단체장들이 한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에 밀려 특혜를 주고, 위탁계약 해지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부실한 대처에 나서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전주시는 시민 혈세로 지어진 근로자종합복지관이 그 목적과 설립 취지에 걸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그게 신뢰 행정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