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전북지역 기관장 가운데 김승환 교육감만큼 ‘내우(內憂)’와 ‘외환(外患)’의 홍역이 많았던 경우는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내적으로는 전북 교육계 종사자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외적으로는 재임 기간 내내 교육부 등과의 마찰과 시비에 얽혀 한시도 맘 편할 날이 없었다. 송사(訟事)에 휘말린 횟수만 해도 역대급이라 할만하다.
김 교육감에게는 ‘소신과 뚝심’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아집과 불통’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극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전북은 타 지역에 비해 유독 교육 관련 문제로 편지풍파가 잦은 곳으로 낙인이 찍혀 있다.
김승환 육감이 다시 거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정치권에서 주민소환제를 통한 김 교육감의 퇴진운동을 언급한 데 이어 교육계에서도 이 같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김 교육감은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최근 대법원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아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겼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과정에서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죄로 상산고 학부모들로부터 고발 조치까지 당하는 등 고립무원에 빠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간 수 천 만원이 드는 아들의 ‘고액 유학’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다수의 여론도 김 교육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김 교육감은 오히려 언론을 통해 아들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박하고,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급기야는 전북 교육계 원로들이 나서 김 교육감 퇴진 운동에 나섰다.
전직 도내 교장·교감·교육위원으로 구성된 단체 ‘한국 교육삼락회 전북지부’ 소속 원로 교육인 10여 명은 지난 1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수차례 걸쳐서 위법을 자행한 데다 이에 대한 해명과 대책도 없는 교육감이 전북교육의 수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반교육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김 교육감을 겨냥해 주민소환을 통한 퇴진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도 김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제 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통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창조는 파괴의 산물이라 하지 않던가.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도가 넘쳐 정도를 벗어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때도 있다. 개인의 신념과 철학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상식을 벗어나면 독이 된다.
김 교육감은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법학자로서 다져온 해박한 법률적 지식이나 현란한 수사(修辭)를 동원해 자신의 의지와 반대된 자들을 설득하거나 굴복시키려 들어서는 안 된다.
기관장이라는 위치가 지식이나 논리를 설파하는 자리가 아니다. 기관장의 큰 덕목 가운데 하나가 상식을 존중하고 ‘공평무사 (公平無私)’함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