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재인 풍남문에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물 제308호인 풍남문의 성돌(성곽 면석)이 ‘배부름 현상’을 보여 정밀안전진단을 받게 됐다.
특히 오는 11월 진행될 예정인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해체 수순까지 밟는다고 하니 제발 그런 상황까지 전개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현재 풍남문 북쪽 성곽 면석 10여개에서 2~3cm 튀어나오는 배부름 현상 및 균열이 확인되고 있다.
풍남문은 지난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4년마다 실시하는 정기조사에서 성곽 면석의 배부름 현상 등으로 C등급을 받았다.
지난 6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전주시의 요청으로 풍남문을 방문해 성곽 면석의 배부름 및 균열에 대해 현장조사도 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주시에 대한 회신을 통해 ‘면석의 급격한 이탈로 인한 붕괴 위험성은 적다’면서도 ‘손상부 주변에 접근 제한 펜스와 안내문을 설치, 관람객 안전을 확보할 것과 성돌 이탈 원인 분석 및 보존방안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실시, 그리고 추가변형을 막기 위한 임시보강조치 필요’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접근 제한 펜스를 설치하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풍남문 타종행사를 모두 중단키로 하고, 문화재청으로부터 용역비(1억9천만원)를 확보하는 대로 올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풍남문 성돌의 배부름 현상은 4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에서도 지적됐으나 당시 붕괴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안전등급 ‘C’를 받았다. ‘D’등급부터 실시하도록 돼 있는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로 인해 성돌의 배부름 현상은 매년 정도를 더해 갔으며 보다 못한 전주시가 올해 6월에서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자문을 요청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성돌과 성돌 사이의 희끗한 부분에 대해 “20년 전부터 접착제 일종인 ‘에폭시’처리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미 이때부터 성돌 균열과 이탈조짐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용역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풍남문에 대한 전면 해체와 복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제아무리 원형대로 복원을 한다 해도 옛 향기가 가득 담겨진 고풍스런 풍남문의 정취를 느낄 수 없게 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섣불리 해체 수순까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원형을 보존해 주길 당부한다.
문화재는 한 지역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것이고 그 자체가 역사다. 박물관을 만들고 애써 보존하려는 까닭이기도 하다. 문화재는 한번 훼손하면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는 500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남아 있는 문화재는 많지 않다. 수많은 외침을 당할 때마다 수난을 당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지만 어쩌면 스스로 지키고 보존하지 않은 탓도 크다.
문화재는 국가와 자치단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후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유산이 될 수 있다. 정체성 확립과 역사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유산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잘 가꾸고 보존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