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교육부-일선 교육청 간 갈등 더 깊어지나

교육부와 줄기차게 대립각을 보여 왔던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이번에도 교육부를 향해 쓴 소리를 뱉었다. 교육감 취임 이후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주장해왔던 김 교육감은 최근 교육부가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교육부는 지난달 전북교육청이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지정 취소하겠다고 요청한 데 대해 절차적으로 위법했다면서 부동의 결정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김 교육감은 지난 7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열린 협의회 임시회 인사말을 통해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뒤집어 ‘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은 자사고와 교육청,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체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그동안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가 교육부와의 관계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지와 관계 재정립과 관련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협의회 차원의 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께 헌법재판소 또는 대법원에 (교육부의 부동의 위법성을 따질)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임)’이라는 사자성어까지 인용해 “정권이 바뀐 지 2년이 넘었으나 교육부는 그동안 공약 이행을 위한 시행령과 규칙 정비를 하지 않았다”며 “현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만든 교육부장관 동의권을 이용해 자사고 폐지라는 교육정책을 폐기한 것에 대해 전혀 부끄러운지 모르고 있다”고 직언했다.


교육부의 유·초등 교육 권한 이양과 관련해서도 “교육부가 유·초등 교육 권한을 어느 정도 이양할 것인지, 지방 교육 의지는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전국시도교육감들도 김 교육감과 뜻을 같이함으로써 향후 각종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2학기 개학 직후 2차 파업 가능성이 큰 학교 비정규직 문제부터 일선 교육청과 교육부의 의견충돌이 예상된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교육청이 절반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한 고등학교 무상교육 재원 문제도 교육청이 비협조적일 경우 난감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자사고 재지정 문제도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날 김 교육감의 발언 등을 떠나 교육부는 여러 정부부처 가운데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조직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해체해야 하는 1순위로 줄곧 교육부가 꼽히곤 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이렇게 망가진 이유의 큰 책임도 정권 따라, 혹은 시류에 편승해 오락가락하는 정책 집행과 규제 남발, 지나친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교육부에 있다는 의견에 교육부는 귀를 열어야 한다.



오죽하면 지난달 5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교육을 망치고 있는 교육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교육부 폐지를 요구했겠는가.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