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의 대세는 ‘탈(脫) 일본’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에 이어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를 제한하는 조례 제정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 지방정부마다 일본 아베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해 일본 전범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공공구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조례를 잇달아 발의하고 나섰다. 전국 17개 광역의원들은 지난 14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 조례안’ 발의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역의원들은 “우리 국민들을 강제 동원해 착취한 노동력으로 일어선 일본 기업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은커녕 공식사과조차 외면하고 있다”며 “광역의회에서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구입하는 공공물품에서 만큼은 전범기업 제품 사용을 제한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북도의회도 지난 7일 일본의 적반하장 식 경제침략 행위를 규탄하면서 일본 전범 기업제품을 제한하는 조례 제정을 선언했다. ‘일본 전범 기업 제품 공공구매 및 수의계약 제한조례(가칭)’를 제정해 전북도와 전북교육청을 비롯해 산하기관들이 일본 전범 기업이 생산한 제품 구매와 용역·수의계약을 제한할 방침이다.
전국 52곳의 지자체는 일본 수출규제 공동 대응 지방정부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범 기업 수는 약 40개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전범 기업 제품의 공공구매를 제한 조처가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관련 조례들이 통과되더라도 ‘강제’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치밀한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야만적이고 간교한 술책에 단순히 감정이나 구호만으로 맞서서는 저들과의 싸움에서 결코 이길 수가 없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은 벌어졌고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제전쟁을 공식 선포한데 이어 전선을 문화?역사 분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이나 임진왜란, 조선 강점 등의 역사에서 되풀이 된 것처럼 일본 내부의 모순을 한반도 진출이나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형적 수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 임하는 우리의 태세는 그야말로 비장해야 한다. 승리하지 못하면 저들의 야만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협상과 외교 우선론을 해법처럼 주장하는 것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와 주권국가의 자존을 포기하는 투항 행위이다.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정부의 강경 대응이 자칫 한일 외교적 마찰로 번질 수 있다는 등 틈만 나면 딴지걸기에 혈안이 돼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할 일이다. 바깥 도둑보다 집안의 도둑이 더 무서울 때가 많다. 만약 이번 사태를 정쟁의 관점에서 재단하거나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실체가 없는 우리 내부의 이적 시비부터 당장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