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한마당 축제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과 어진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新바람’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공연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축제에는 무형문화재 예능분야 22개 종목(단체 4, 개인 18명)과 기능분야 23개 종목(30명 55개 작품)의 참여로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선자장, 한지장 등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30명이 출품한 55개의 전시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농악과 판소리 등 22개 종목에 대한 예능공연 등이 펼쳐져 무형문화재의 멋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무형문화재는 민족의 전통과 혼, 역사와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다. 유형문화재가 옛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의 집약체라면 무형문화재는 고도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함축된 민족의 정체성이다. 무형문화재를 얘기할 때마다 항상 지적되는 것은 전승 문제다. 전승이 어려운 주된 이유로 전통 문화에 대한 수요가 매년 급감하고 있는데다 대다수 종목이 생계로 삼기 힘든 기술이라 전통 계승에 매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능 보유자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전승지원금으로 홀로 생활하기에 빠듯해 제자를 둘 여유도 없다. 문화유산을 원형대로 보존하는 것보다 이를 계승할 인재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현존하는 기능 보유자가 타계하면 전통예술도 대부분 그대로 사장되는 원인이다. 무형문화재는 공장에서 가동되는 기계와 다르다.
그렇기에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올해 전북도무형문화재로 신규 지정된 야장(대장장이) 김한일 보유자는 “16살이 되던 해 처음 대장장이에 입문한 뒤 전쟁 같은 삶을 살았다”며 “물러설 곳 없어 5년, 10년 세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대장장이가 돼 있었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빠르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이처럼 고단한 분야의 전승자를 찾기가 쉬울 리가 없다. K팝 등 한국 문화가 세계무대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정작 전통 문화에 대한 국내 관심과 전승에 대한 공감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대중에 무형문화재의 면모를 제대로 알려 시장을 키우는 중장기 정책도 부족하다. 정부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매년 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을 열고 전국 각지에 전수교육관을 마련하는 등 홍보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이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장르·종목별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도 심각한 문제다. 인기?비인기 종목 여부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은 비교적 활발한 전승력을 과시하지만 비지정 종목은 사장되거나 소멸 위기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무형문화재인들은 평생 쉬는 날이 없다고 한다. 이들은 손끝 재주를 부리는 것이 아닌 작품 하나하나에 정신과 영혼을 담아 우리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무형문화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만큼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역사를 반영한 중요한 자산이다. 단순히 보존에만 그치는 ‘옛것’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가치를 재조명해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