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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결자해지 자세로 풀어야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이 지난 24일 남원에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민주노총 전남·북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남원 공설시장에서 집회를 열고 "톨게이트 수납원을 대량 해고한 이강래 사장은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할 공공기관이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와 요구를 짓밟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규탄했다.


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해고당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지난 19일 도로공사와 이강래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도로공사가 외주업체로부터 요금수납원들을 불법으로 파견 받아 사용해왔다는 등의 이유다. 이들은 앞서 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4차례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통해 1심과 2심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도로공사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오는 29일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도로공사는 또 지난 달 1일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설립했다. 전국 고속도로 요금수납원 가운데 1500여 명은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투쟁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경우 공공기관의 구조개선이 목적이라기보다는 도로공사 퇴직자들의 퇴직 후 수입을 보장하기 위해서 톨게이트별로 쪼개서 퇴직자들과 수납업무 수의계약을 진행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방식의 외주화는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톨게이트 운영자의 갑질, 유령직원 채용 등 각종 부정·비리의 온상이 됐다. 뿐만 아니라 퇴직자들에게 일감 몰아주기 형태로 외주화를 하다 보니 톨게이트 수납원들에 대한 서비스관리 등은 여전히 도로공사가 했다. 도로공사 직원들이 톨게이트로 직접 출근해서 업무지시를 하거나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서비스 이용자로 가장해 외모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고과에 반영했다.


도로공사는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임에도 수납원들의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핑계로 일방적으로 자회사 전환을 강행했다. 그 결과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고 거리로 내몰린 수납원들이 자그마치 1500 여명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에서 풀어야 할 난제 가운데 난제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라는 무리한 공약이 잇달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민주노총 소속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선 것이나, 전국우정노조의 파업 진행도 막판 극적 합의로 철회되긴 했지만 비슷한 맥락이다. 이상만 좇아 무리한 약속을 강행한 탓에 노동자들에게 불필요한 희망고문을 가한 셈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사용자인 정부가 교섭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노·정협의체 구성을 비롯해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정규직들의 파업은 연례행사처럼 재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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