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의 국비 확보 노력은 흔히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각 지자체들의 예산을 따내는 과정이 전쟁에 비유될 만큼 치열한 게 현실이다. 지자체와 지역정치권 노력 여부에 따라 지역 예산 확보액이 많게는 수백억 원씩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부처 심의 과정에선 삭감됐지만 국회에서 부활되는 경우도 많다. 국회 예산결정 과정에서 지자체들의 물밑 확보전이 치열한 이유다. 국가예산 확보는 실질적으로 자치단체의 한해 살림살이 뿐 아니라 지역경기와 장기적 지역발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올해 국가예산 7조원 시대를 연 전북도가 지난 27일 서울에서 전북연고 국회의원을 초청해 도정현안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을 공유하며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 단계에서 전북 관련 국가예산 증액과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법안 등을 정치권과 공유·협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하진 지사는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부처안보다 적거나 미반영 된 전북 현안 사업의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송 지사는 아시아 스마트농생명밸리 육성을 위한 복합미생물 산업화 기반 구축, 국립간척지 첨단농업연구소 건립,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을 건의했다. 중고자동차 수출복합단지 조성, 대체부품산업 생태계 구축, 해상풍력전문연구센터 설립, 새만금 신항만 2선석 조성, 새만금 세계잼버리 기반 시설 설치에 대해서도 예산 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탄소소재법(탄소산업진흥원 설립), 국립공공의료대학법(남원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등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힘을 모아줄 것도 당부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자치단체들의 예산확보 노력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지는 것도 지금부터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국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시기다. 다행히 역대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전북 출신 국회의원 4명이 이름을 올려 전북 몫 국가예산 확보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예결위는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을 최종 심의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막중하다. 전북출신 4명의 예결위원은 안호영(더불어민주당)·정운천(바른미래당)·김광수(민주평화당)·이용호(무소속) 의원으로 모두 정당과 지역구, 출신이 다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소속 정당이 다른 이들 의원들은 비록 서로에게 적으로 간주되지만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초당적 협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역 발전에 필요한 국비 한 푼이 아쉬운 때 불필요한 정쟁으로 힘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한다. 전북도 역시 국가예산 지원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국가 예산 편성 기조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사업 예산을 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