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공동화, 피폐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말은 이제 식상한 얘기다. 사람이 늙는 것처럼 도시도 늙는다. 쇠약해지면 활력을 잃는다. 한 번 쇠락의 길로 들어서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세계 거의 모든 도시들이 도시재생 사업을 최대 현안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재생이 하나의 큰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중앙정부는 물론 전국 각 도시마다 침체된 구도심권을 되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 3월 ‘도시재생 뉴딜사업 로드맵’을 내놨다. 로드맵에서는 신도심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을 선정, 재생사업을 벌여 주민들의 주거 여건도 개선하고 일자리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이 확보된 지속성장이 가능한 도시로 재탄생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주시가 구도심 골목길을 시민들의 추억과 현재, 미래를 담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시는 구도심 100만평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전통문화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구도심 골목과 길을 시민들을 위한 생활·문화공간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 91억원 등 약 19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물리적인 도시재생사업을 마무리, 2021년부터는 시민들이 새롭게 탄생한 도시재생공간들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총 46억원이 투입되는 ‘전라감영로 특성화사업’을 통해 완공을 앞둔 전라감영~완산교 교차로까지 500m 구간을 걷기 편하고, 역사·문화가 어우러진 거리로 조성한다. 과거 전주를 대표했던 전라감영과 고미술거리, 약령시 등 지역의 문화와 역사성을 고려한 거리 경관을 꾸밀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지역상인, 예술인, 건물주 등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시작으로 동문거리를 예술거리로 만들기 위한 동문 문화형골목길 조성사업도 펼치고 있다. 좁은 보행로와 불법 주·정차된 차량 등으로 보행이 불편했던 ‘고물자골목’도 조선시대 은방골목이 형성됐던 전주의 옛길이자 해방 후 구호물자가 거래됐던 기억을 간직한 문화거리로 탈바꿈 될 전망이다.
전주시의 도시재생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도시재생사업은 도시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생활의 편리성을 확충하는 기존 도시개발사업의 범위를 한 단계 뛰어넘는 개념이다. 단순히 낙후된 구도심의 개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추진된 상당수의 도시재생들이 비슷비슷한 아이템을 반복한다거나 다른 사례를 접목하는 수준에 그친 감도 없지 않았다. 각 지역이 지닌 특별한 역사성과 전통성을 바탕에 둔 도시재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도시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도시의 활력과 매력을 창출해 내야 한다. 어제의 전주와 오늘의 전주, 그리고 내일의 전주가 공존하는 공간일 때 전주만의 독창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구절벽, 도시소멸 시대에 도시재생사업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 모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