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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대명사 왕궁축산단지 변신을 기대한다

호남고속도로 익산~삼례 구간은 왕궁 축산단지가 인접해 차창을 열고 달릴 수 없을 정도로 가축분뇨 악취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전북도와 익산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악취 저감과 환경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지만 왕궁축산단지에서는 장마철 등을 틈탄 가축분뇨 방류가 끊이지 않았다. 왕궁 축산단지는 1949년 한센인 정착촌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56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무려 70여 년 동안이나 악취 유발자이자 새만금 수질 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을 들어오며 민원도 빗발쳤다.


하지만 왕궁 축산단지는 이제 새로운 변신에 나서고 있다. 도는 악취 등 환경개선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619억원을 들여 현업 축사 39만㎡, 휴·폐업축사 21만9000㎡를 사들였다. 약 61만㎡, 축구장 85배 넓이에 달하는 축사를 매입해 철거하고 수목을 심었다. 불법 배출된 축산분뇨로 넘쳐났던 주교제도 생태습지로 복원했다. 그러한 덕분에 익산과 완주 일원에 집단민원을 야기해온 악취 문제가 크게 줄었다. 만경강을 거쳐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익산천 수질도 96%(총인 기준)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겨진 부분이 남아 있다. 사업비 부족 등으로 현재 매입하지 못한 양돈농장만도 모두 81농가에 7만2,000여 마리에 달하기 때문이다. 면적으로 치면 축구장 약 19개 넓이와 맞먹는 13만여㎡에 이른다. 전북도는 왕궁 일대 악취의 주범으로 꼽히는 돼지축사를 오는 2022년까지 아예 전량 매입한다고 한다. 악취 제거와 환경개선 등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여전히 재래식 사육방식으로 인한 악취 발생과 가축분뇨 유출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씻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는 내년부터 3년간 389억원을 투입해 축사를 사들이고 그 자리에 수림 조성, 하천 복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정부 세종청사와 국회에서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작업에 나섰다. 정부 최종 예산안에 2020년 국비 요구액으로 토지매입비, 영업보상비, 생태복원비 등으로 총 123억원 중 118억원을 확보했다. 따라서 올 연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축산단지 정비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정비작업이 완료되면 거대한 왕궁 축산단지를 어떻게 재활용 할 것인지도 본격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사업비가 확보된 만큼 나머지 농장들도 하나하나 매입해 오염원을 제거하고 나무를 심는 식으로 생태마을로 바꿔나가겠다는 게 도 입장이다. 당초 이곳은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 또는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체를 집적화할 가칭 LED 협동화 단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악취와 축분이 넘쳐난다는 오명으로 고통 받아온 왕궁이 축사매입, 하천복원, 수림조성 등의 부단한 노력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도 관계자의 말마따나 그간 어렵게 이뤄온 성과가 퇴색하지 않도록 막바지 사업 추진을 슬기롭게 마무리해 오랜 세월 동안 음지에서 부정적 이미지의 대명사로 지목돼온 왕궁축산단지 일대가 ‘상전벽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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