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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중대범죄로 다스려야 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만든 사회보장제도가 보험이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들만이 보험금을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엉뚱한 사람들이 보험금을 가로챈다면 그 피해는 결국 선량한 일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회 질서를 갉아먹는 전염병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뽑아도 뽑아도 뿌리가 뽑히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보험사기다. 보험사기는 범죄자의 죄의식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기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범죄자들은 보험금을 눈먼 돈쯤으로 착각해 대수롭지 않게 범죄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32건의 범행을 적발해 조사 중이다.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 중 4명을 구속하고 1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고의사고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허위입원 11건, 허위과장 5건, 기타 4건 등이다. 이들 사건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33억2000만원에 달했다.


단속 기간 중 전주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고의 사고를 내고 모두 16차례에 걸쳐 보험금 3200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군산에서는 통원치료를 받았음에도 마치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처럼 서류를 꾸며 입원비 명목으로 1200만원을 챙긴 6명이 적발됐다.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거짓으로 전산에 등록하는 수법으로 5953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가로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단속과는 별도로 지난 5월에는 운전자 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방법으로 보험금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전주 모 택시회사 노동조합장 등 조합 간부 3명이 구속되고 범행에 가담한 택시기사와 대리운전 기사를 포함해 4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보험사기는 보험금 인상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나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보험사기를 단지 보험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보험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창안해 낸 효과적인 위험분산 제도다. 한 사회가 사고 발생에 대비해 미리 갹출해 공동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보험사기는 이 같은 사회적 약속을 무너뜨리는 독으로 작용해 보험 시스템의 붕괴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


보험사기는 갈수록 지능화, 조직화되고 있다. 때론 반인륜적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법과 제도가 날로 진화하는 범죄수법을 따라가지 못하니 보험 사기가 급증하고, 모방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험사는 사기 예방 및 색출을 위해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자체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사정 당국은 서민·중산층에 끼치는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해 보험사기를 ‘사회 4대악’에 버금가는 중범죄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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