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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 부정 수급 철저히 뿌리 뽑아야

정부 예산에서 지출되는 각종 복지급여가 밑 빠진 독에서 물 새듯 새나가고 있는 것 같다. 복지급여의 부정 수급 행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해마다 그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사실이 더욱 문제다. 어렵게 거둔 국민 세금이 ‘눈먼 돈’처럼 지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5년간 기초생활수급자 중 부정 수급으로 판정돼 환수하기로 결정된 금액이 10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6%인 381억원은 아직도 환수하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전주갑)이 최근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기초생활보장 부정수급으로 환수가 결정된 금액은 1043억678만원(13만755건)에 달했다. 이 중 381억7811만원(36.6%)은 환수되지 않았다.


연도별 환수미납액을 보면 2014년 28억877만원, 2015년 43억150만원, 2016년 52억5619만원, 2017년 60억4882만원, 2018년 106억4989만원 등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91억1292만원이 발생했다. 최근 5년간 1000만원 이상 환수대상자 중 한 푼도 납부하지 않은 사람도 94명, 환수금액만 17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정 수급으로 판명된 기초생활수급자의 태반이 사실혼 은닉을 비롯해 위장이혼, 금융 및 사업 소득 미신고, 거짓·부정 수급 등 생계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범위를 기초생활 급여 외에 장기요양급여, 장애인연금, 의료급여, 요양기관 건강보험급여 등으로 넓히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니 복지급여에 대해 ‘눈먼 돈’이라느니 ‘못 챙기는 사람이 바보’라는 식의 비아냥거림이 나올 수밖에 없다.


2년 전 딸의 친구를 살해해 사회의 공분을 산 ‘어금니 아빠’ 이명학의 사례에서 보듯 현행 제도는 허점투성이다. 이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된 2007년 이후 매달 100만원이 넘는 생계급여와 장애수당, 급여수당에 통신요금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받아오는 동안 버젓이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등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공적 자료와 연계해 수급자격 여부를 확인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편법을 써 빠져나갈 수 있다. 공무원들이 개개인의 재산 변동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힘들어 대상자가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현행 복지급여 지급 제도의 문제점을 꼼꼼히 살핀 뒤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복지 지출의 효과를 높이려면 혈세를 탕진하는 부정 수급부터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한다. 아무리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해도 누수 요인을 잡지 못한다면 정책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 어려운 사람에게 지급돼야 할 복지예산이 엉뚱하게 약삭빠른 사람들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식이 된다면 이만한 혈세 낭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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