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입법 기능 외에 정부 감시 및 비판 기능을 갖는다. 그래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의정활동 중 가장 국회다운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국정감사가 첫 손에 꼽힐 것이다. 국정감사는 입법과 정부 예산, 그리고 국정통제를 유효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해 국회 밖에서 국정 전반을 돌아보는 제도다. 20대 국회 국정감사가 2일부터 20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국정감사 대상 기관은 모두 76곳에 달한다. 전북도내에서는 전북도를 비롯해 도교육청, 새만금개발청, 국민연금공단 등 모두 20개 가까운 공공기관이 수감대상이다.
첫 수감대상은 전주에 있는 한국농수산대학이 꼽혔다. 2일 국회에서 열릴 농림축산식품위 국감에서 한농대는 최근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이른바 영남권 캠퍼스 설립 관련 분교 문제가 쟁점화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10일 보건복지위 국감이 열린다. 공단 국감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 찬성 결의 사건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오는 11일 전북도청에서 열릴 행안위 국감은 송하진 지사를 비롯해 도 수뇌부가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대 쟁점사항은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사가 인수한 군산 W사를 둘러싼 특혜 시비가 유력시 된다. 최근 W사는 도 산하기관인 전북테크노파크로부터 연구개발사업비를 부당하게 지원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용식 청장 친형 집 현금뭉치 도난 사건 등이 집중 조명 받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열리는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 국감에서는 세계 최대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같은 날 광주 전남대에서 열릴 교육위 국감도 관심거리다. 도교육청은 최근 교육부가 위법성이 있어 보인다며 제동 건 전주 상산고 자사고 폐지 강행 논란을 비롯해 김승환 교육감 인사비위 사건 등이 쟁점화 될 전망이다. 이밖에 전북대, 전북대병원,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은행 전북본부 등도 수감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 국감은 내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여야 간 공방전은 예년보다 한층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온 나라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말미암아 엉망진창에 빠졌다.
나라 밖에서 불어 닥치고 있는 위기가 심상치 않은데다 서민 경제마저 암울한 상황에서 두 달 가까이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데 대해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국정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야 할 국정감사마저 '맹탕'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이런 위중한 시기에 정치인이 당리당략과 개인의 영달만 추구하면서 서로 물고 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을 국민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 정쟁으로 얼룩져 국감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님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고품격 국감까지는 기대하진 않겠지만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검증하는 국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