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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와 구도심 상생 발전 세부 정책 필요하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조성된 전국의 혁신도시들이 오히려 구도심과 주변 지자체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둔갑하고 있다니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시?군 소멸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의원(자유한국당)이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2012년~2018년) 전북혁신도시의 누적 순 유입인구는 총 4만1910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3만6375명이 구도심과 주변 지자체에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86.8%가 도내지역 내 이주인 셈이다. 특히 전주 구도심에서 혁신도시로의 누적 순 유입의 경우 3만10명(71.6%)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주를 제외한 주변 시?군에서도 6365명(15.2%)이 이주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도권에서의 유입은 4059명으로 전체의 9.7%에 불과했다. 제주 50.6%, 충북(음성) 27,7%, 강원(원주) 24.1%, 광주·전남(나주) 19.9%, 경북(김천) 18.7% 등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타 시·도에서의 인구 유입은 1476명으로 전체의 3.5%에 그쳐 제주 20.5%, 대구 19.6%, 충북 12.4%, 경북 10.9%, 부산 10.6%, 광주·전남 6.9% 등 대부분의 혁신도시들과 큰 차이를 드러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참여정부가 지난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추진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53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옮겨갔다. 이와 함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9월 국회교섭단체 연설에서 수도권 공공기관 122곳의 이전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현재 ‘혁신도시 시즌2’도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많은 대책을 써 봤지만 별무효과였다. 그래서 공공기관 강제 이전과 같은 무리한 조치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살고 있다. 1000대 기업 본사의 74%도 이곳에 있다. 반면, 지방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 앞으로 30년 내 228개 시·군·구 중 85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쇠퇴일로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하지만 기관만 이전되고 인구는 유입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정책 취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지방으로의 거주 이전을 꺼리는 것은 정주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중에도 교육 여건 미흡이 가장 크다. 수도권에 있는 자녀를 데려오고 싶어 할 만큼의 교육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한 임직원의 나 홀로 이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단순 거주지 이전에 따른 인근 구도심 및 주변 지자체들의 인구 유출이라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혁신도시와 구도심, 주변 지자체 간 상생발전을 위한 세부 정책도 동시에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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